울산 반구대(盤龜臺) 암각화(국보 285호)와 천전리 암각화(국보 147호) 주변의 도로 확·포장과 주차장 건립 등에 대한 학회와 시민단체의 반발< 본보 8월 28일자 A21면 보도 >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두 암각화가 그려진 바위가 풍화(風化)작용으로 인해 아예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이수곤(李壽坤) 교수는 “최근 두 곳을 답사·실측한 결과, 천전리 암각화가 그려진 바위는 지금과 같이 방치할 경우 전체가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고 2일 밝혔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이 바위는 경상남북도 일대에 발달한 퇴적암의 일종인 이암(泥岩)으로 이루어진 수직단층인데, 역삼각형의 형상인데다 역방향으로 75도 가량 경사져 있다는 것이다. 즉 무게중심이 조금만 앞으로 쏠려도 무너지게 되는 아슬아슬한 형국인 셈이다.
이 교수는 이 바위 위에 우거진 나무들이 더욱 붕괴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한다. 암벽 뒤쪽의 수직 절리(節理) 틈새로 나무뿌리가 침투, 틈을 점점 벌려놓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이곳의 나무를 제거하는 일이 시급한데도 관련 기관에서는 인식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한편, 현재 물에 잠겨있는 반구대 암각화도 이미 암벽에 균열이 많이 생긴 절벽인데다 절벽 밑에 흙이 있는 것으로 보아 결코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지난 6월 28일 경북 영주 가흥리 마애삼존불상(보물 221호)의 하부 암벽 붕괴에서 보듯 국내 암벽 문화재는 큰 위기에 처해 있다”며 “외관에 불과한 주변 개발보다도 문화재의 근본적인 보존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구대 암각화에서 1.5㎞ 떨어져 있는 천전리 암각화는 1970년 발견돼 1973년 국보로 지정됐으며, 선사시대에서 신라 말기에 이르는 수많은 기하학적 문양과 명문(銘文)들이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