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컨테이너위수탁지부의 업무복귀 선언으로 부산항 사태는 사실상 해결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지난 5월에 이은 두차례의 화물연대 운송거부는 부산항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부산항 처리물량 중 40%를 웃도는 환적화물이 증가는 커녕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부산항의 신인도가 급락하면서 외국 선사(船社)들이 항로를 바꾸거나 중국 직항로를 개설하려는 움직임마저 나오고 있다.

이때문에 다시는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컨테이너 운송 시스템 보완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등 새로운 대책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화물연대 운송거부 여파=4일 낮12시 현재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평소의 96%에 이르는 등 정상을 되찾아 가고 있다. 주요 운송업체 소속 컨테이너 차량의 61.8%가 업무에 복귀했고, 당일 선박에서 싣고 내리는 컨테이너의 처리차질률도 평소 수준인 2%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화물연대의 1차 운송거부가 있었던 지난 5월 이후 환적화물 처리량 증가율이 그 전의 평균 27.1%에서 12%, 7.7%를 거쳐 지난 7월에는 -1%로 마침내 감소세로 돌아섰고 8월에는 더 떨어질 전망이다.

정확한 감소세는 이달 중순 이후에야 집계 되겠지만 운송거부 시작 전 보름간 평균 하루 7700여개가 처리됐고, 운송거부 중엔 4000~5000개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해 8월의 하루 평균 환적화물 처리량이 1만661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감소폭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차이나쉬핑(중국)·MSC(스위스)는 환적화물 기항지를 이미 부산에서 일본·중국 등으로 옮겼고, 세계 최대선사인 머스크 시랜드(덴마크)와 OOCL(홍콩)은 올해 중국 직항로를 개설했다. 또 APL(미국)·지노트랜스(중국)·ANL(호주)·코스코-양밍(중국·대만) 등도 중국 직항로를 개설했거나 개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화물은 부산항 전체 환적화물중 3분의 2에 이른다.

한 부두운영회사 관계자는 『현재 환적화물이 전체 화물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앞으로 10% 선으로 급락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외국선사들이 오는 11월과 12월 무렵에 정기적인 항로재편에 나설텐데 틀림없이 5월과 8월의 파업 사태가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재발방지대책 마련 촉구=부산항·지역 경제계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다시는 국가 경제를 마비상태에 빠뜨리는 운송거부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우선, 미국과 같이 운송거부 발발시 강제적으로 업무에 임하도록 하는 「복귀명령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시는 운송거부 등을 할때 운수사업자만 처벌토록 돼 있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을 개정, 운수종사자에 대해서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최근 건설교통부에 건의했다.

또 화물연대측이 운송거부를 하게 된 원인이 된 요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부산시 김정수 항만정책과장은 『화물연대 회원들의 적정수준 수입을 보장해주기 위해 다단계 알선체계를 개선해줘야 할 것』이라며 『어선 감척처럼 공급과잉 상태에 있는 컨테이너 운반차량에 대한 수량 조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 김순철 운영과장은 『파업시에 대체할 수 있는 비상운송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또 국가기간망 파업시 중재기간을 두고 사전에 조정을 거치는 등 보다 적극적인 국가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컨테이너 운송시스템에 대한 대대적 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동명정보대 항만물류연구소장 박남규 교수는 『하나의 통일된 운송시스템에 각 운송사들이 동참해 움직이는 프렌차이즈식 공동수송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며 『육송(陸送)의 비중을 낮추고 철도·해운수송의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등 물류시스템의 백업구조 구축도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