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자리잡은 경기도의 수부(首府)도시 수원시의 청사. 인구 102만의 수원시는 인구 106만의 울산광역시에 비해 공무원 1인당 주민수가 절반 수준에 그치는 등, 대도시 규모에 걸맞는 행정·재정상의 자율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a href=mailto:libra@chosun.com>/이태훈기자 <

준(準) 광역시 성격의 가칭 ‘특정시’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전국 9개 대도시 시장협의회(회장 元惠榮·원혜영 부천시장)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대도시 시장협은 지난달 29일 조찬 간담회를 갖고, 광역시에 준하는 자율적이고 경쟁력있는 새로운 도시모형의 법적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 등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지난 4월 창립된 시장협의회엔 수원·안양·부천·안산·고양·성남 등 경기도내 6개 시와 충북 청주시, 경북 포항시, 전북 전주시 등 일반 구(區)를 두고 있는 인구 50만명 이상 전국 9개 기초자치단체장이 참여하고 있다.

◆ 특정시 제도 = '특정시'란 일본에서 1956년 도입된 '지정시' 제도와 1999년 도입된 '특례시' 제도를 모델로 한 것. '특정시'는 행정 구조상 광역자치단체인 도(道) 산하이지만, 일반시와 광역시 중간 수준의 자치조직권과 인사권, 재정권 등을 갖게 된다. 인구 100만의 대도시인 수원과 울산의 예< 그래픽 참조 >에서 보듯, 대도시를 일반 시와 동급으로 묶어둘 경우, 행정서비스의 질(質)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문제의식이 출발점. 정부는 1988년 50만 이상의 대도시에서 광역지자체의 일부 사무를 직접 처리토록 하는 지방자치법 특례조항을 만들었지만, 10여년간 지방자치제 시행, 행정수요 다변화, 정보화 진전 등 급격한 변화가 생겨 대도시 행정의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일본의 경우 =일본에서는 1956년 제도 도입 이후 오사카(大版), 나고야(名古屋), 교토(京都) 등 인구 50만 이상 13개 시가 '지정시'로 변경됐다. 도·부·현을 거치는 일본의 지방행정 체계에서 2~3중의 단계를 제거해 대도시 행정을 원활히 한다는 취지. 또 1999년 이후 인구 20만~50만의 59개시를 '특례시'로 지정, 제한된 대도시 특례를 인정하고 있다.

일본의 지정시는 도시계획, 구획정리사업 등 도시관련 업무와, 전염병 예방, 식품위생사무 등 보건업무, 아동·장애자·노인 등 복지업무에 걸쳐 총 18개 분야 사무를 상위 지자체로부터 이양받아 처리한다. 사이타마(千葉)시의 경우, 올 4월1일 지정시가 되면서 현 정부와 협의를 거쳐 8개 분야 237개 사무를 직접 처리키로 하고, 행정구를 신설하고 독자적 인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조직·인사 자율성도 보장받았다. 특히, 재정 특례에 따라 지정시 이행 전 53억1000만엔 수준이던 세입이 14억5000만엔으로 2.7배 증가했다는 것. 또, 구(區) 신설에 따른 주민 민원의 신속한 처리와 소방서 확대 설치 등의 성과도 거두고 있다.

◆ 이후 전망 =대도시 시장협은 '대도시 특례법' 제정을 원칙으로 하되, 조속한 추진이 가능한 지방자치법 개정을 기본 방향으로 잡고 있다. 우선 지방자치법에 인구 50만 이상 시의 행정·재정 운영상 특례조항을 삽입토록 중앙정부에 건의한다는 것. 또, 별도 특례법 제정을 위해 11개 대도시 지역 국회의원이 의원 입법을 추진하도록 이달 중순 의원 초청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의 대부분이 경기도에 집중돼 있는 것은 문제다. 대구와 울산을 광역시로 떼어낸 경상북도의 전례 등을 볼 때, "경기도는 껍데기만 남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생긴다. 손학규(孫鶴圭) 도지사는 이와 관련, 지난달 20일 도내 6개 대도시 시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다른 시·군에 미치는 영향과 1000년 내려온 경기도의 정체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전제로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