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처가 주5일제 시행에 따른 임금보전 조항의 의미를 묻는 민주당 천정배 의원의 질의에 대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정’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주5일제 시행으로 임금이 줄어들면 사용자가 형사처벌을 받고 민사상의 강제집행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근로조건의 저하 없는 주5일제 시행’이라는 노동계의 요구에 손을 들어준 것과 같은 뜻이다.

법제처는 이 문제가 논란을 빚자 뒤늦게 “담당 법제관이 비공식적으로 만든 참고자료일 뿐 법제처가 유권해석을 내린 것이 아니다”고 발을 뺐다. 국회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이 담당 공무원의 사견(私見)에 불과하다니 국민들로서는 어리둥절할 뿐이다.

임금보전은 ‘강제 규정’이라는 법제처의 해석이 일단 유보됐다고 해도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소된 것은 아니다. 법안 자체가 애매하고 모순이 많아 언제라도 다시 시비를 불러일으킬 소지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연월차 휴가 일수를 줄이고 연월차 수당도 폐지할 수 있다고 해놓고, ‘기존 임금 수준이 저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이 조항 하나만 놓고도 정부와 경제계·노동계 해석이 모두 저마다 다르니, 한심하기만 하다.

이는 결국 입법 과정이 허술했기 때문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법 내부의 모순을 간과한 것이 아니라면 경제계와 노동계를 모두 달래기 위해 두루뭉수리로 넘어가려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몰랐다고 하면 무능이고, 의도적이었다면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국가 비상사태를 맞아 긴급하게 만들어낸 법도 아닌데 3년 이상 주5일제 논란을 벌이는 동안 노동부, 법제처와 국회 환경노동위, 법사위는 대체 무얼 했다는 말인가.

벌써부터 법 해석을 놓고 옥신각신하고 있으니 앞으로 이 법이 시행되면 곳곳에서 실력투쟁이 벌어질 게 뻔하다. 정부가 법안의 문제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서둘러 법을 보완하든지 분명한 유권해석을 내려야만 주5일제 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