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대진재(關東大震災) 때 희생된 한국인들의 넋을 달래기 위해 문화예술계 사람들이 일본에 가서 춤을 춘다. 관동대진재는 1923년 9월 1일 일본 간토(關東) 지방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 사건. 당시 일본인들은 재난의 탓이 조선인에게 있다며 조선인 6000여명을 대량 학살했다.
추모제는 ‘관동대진재 한국인희생자 추모회’(회장 신우식) 주최로 지진 발생 하루 전인 31일 도쿄 근처 지바현 야치요시에 있는 관음사(觀音寺)에서 낮 12시부터 3시간 동안 열릴 예정이다.
여기에는 한국무용가 이애주(李愛珠·56·서울대 체육학과 교수)씨, 불교의 의례의식인 영산재 보존회 승려 8명, 새남굿보전회 회원이자 인간문화재인 김유감(金有感·79)씨 등 전통 예술인들이 참여한다.
이날 추모제에선 관음사 ‘보화종루(普化鐘樓)’ 개수 제막행사와 함께 열린다. 지난 1985년 한국의 문화인들이 이곳에 관동대진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보화종루(普化鐘樓)’를 세웠는데 너무 낡아져 한국 예술인들이 힘을 모아 이를 보수하게 된 것.
이 행사를 위해 한국 문화예술인 110명, 일본 문화예술인 40명이 성금을 내서 2700만원을 모았다. 나머지 경비는 공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사비로 채우기로 했다. 추모 종루에 새로 걸릴 현판은 동양화가 홍석창(洪石蒼·62)씨가 디자인했다.
추모제에서는 원로 극작가 김의경(金義卿·67·극단 현대극장 대표)씨가 관동대진재를 소재로 쓴 희곡 ‘잃어버린 역사를 찾아서’ 중 15분 정도를 공연하는 순서도 있다. 지진 사건 직후 경찰서 유치장에 조선인들이 붙들려왔다가 하나씩 불려나가 죽는 장면이다. 이 과정에서 일본인 사회주의자들이 “일본이 이래서는 안 된다”라고 분노하는 부분을 일본 배우 3명이 직접 연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