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 가운데 달변가에 속하는 고이즈미 총리지만 취임 2년4개월 만에 밑천이 떨어졌다고 일본 아에라지(誌) 최신호가 보도했다. 이 잡지는 고이즈미의 발언을 ‘마치 재방송 드라마같다’고 표현하고 평론가들을 인용, “총리의 말에 내용이 없다”고 보도했다. 아에라지는 고이즈미의 발언을 ‘독무대기(期)’, ‘과장기’, ‘변명기’, ‘반복기’ 등 4시기로 구분했다.

취임 초기는 ‘독무대기’. “단고(斷固)한 개혁의 초지(初志)를 일관(一貫)하고 싶다. 내각 방침에 반대하는 세력은 모두 저항세력이다” “개혁을 뭉개버리고 싶다고 자민당 의원들이 생각한다면, 고이즈미가 자민당을 뭉개버리겠다”처럼 결의에 찬 말이 많았다.

2년째인 ‘과장기’에는 “내 몸을 희생한다는 각오로 도로공사 민영화 추진위원을 인선했다” 등 업적을 과장하는 경우가 많다. ‘변명기’에는 공약위반을 따지는 질문에 “이 정도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은 별 대단한 일이 아니다” “여론에 좌우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서는 역사적인 사실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다” 등의 발언이 나온다.

‘반복기’에 들어선 최근에는 “개혁의 싹을 뭉개려는 움직임에는 단고하게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고 취임 초기의 말을 반복한다.

아에라는 평론가들을 인용, “고이즈미씨의 실언과 폭언은 정치의 무게와 국회의 권위를 없애버렸다”고 지적했다.

(동경=최흡특파원 po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