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 간 갈등으로 30대 부부가 이혼소송을 재기했지만 법원이 “자녀의 정상적인 성장을 위해 이혼보다 진지한 대화 노력을 기울이라”며 이혼청구를 기각했다.

친척 소개로 정신 장애와 손가락 장애를 가진 A(35)씨를 만나 결혼했던 B(36·여)씨는 신혼 초에는 남편의 장애를 이해하고 감수했지만, 날이 갈수록 시부모에 의지해 살아야 하는 남편의 무능력한 현실의 벽을 절감하게 됐다. B씨는 점차 남편에 대한 불만이 쌓여 갔고 가정일을 소홀하게 됐다. 여기에다 함께 살고 있던 시부모가 며느리의 태도에 불만을 표시하며 남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들을 탓하는 등 고부 간 갈등도 깊어만 갔다.

결국 B씨는 “집안 분위기가 아들 양육에 지장을 준다”며 아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가버렸고, 이에 시부모는 B씨의 친정을 찾아가 심한 몸싸움으로 경찰서까지 가는 소동을 벌인 끝에 손자를 되찾아 왔다. 아이마저 빼앗긴 B씨는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고, 시댁 역시 B씨가 자녀를 만나지 못하도록 전화번호와 대문열쇠를 바꾼 뒤 맞소송을 제기하는 등 양측의 갈등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재판장 이강원)는 24일 “양측 대립은 자녀 양육에 대한 집착과 상호 불신에서 기인한 것으로 향후 반성과 대화, 시부모와의 별거생활 등 생활형태 변경을 통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며 이혼소송을 기각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A씨가 경제적 정신적 능력이 부족하고, 시부모도 60~70대의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시댁이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자녀에게 이로운 것만은 아니고, 무엇보다 자녀가 정상적으로 성장하려면 부모가 함께 양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