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서 19일 팔레스타인인의 자살폭탄 테러로 20명이 사망한 현장에서 이스라엘 구조대원들이 파괴된 버스를 살펴보고 있다.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도심에서 19일 밤 팔레스타인인에 의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 어린이 3명을 포함해 20여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했다. 이날 테러는 2000년 9월 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의 대 이스라엘 봉기)가 시작된 이래 100번째 테러이자 최악의 테러라고 외신은 전했다. 지난 6월 말 팔레스타인 주요 무장세력의 휴전 선언 이후 미국과 유엔, 유럽연합 등이 지원하는 중동평화 로드맵(단계적 이행안) 실행이 가속도를 내왔으나 이날 테러로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테러범은 19일 밤 9시 15분쯤 슈무엘 하나비가(街) 부근 도로를 달리던 만원 버스 안에서 폭탄을 터뜨렸다. 두 대의 객차를 연결한 이 버스에는 유대교 성지인 ‘통곡의 벽’에 다녀오던 정통파 유대교도와 가족들이 타고 있었다. 현장에는 사상자의 팔·다리 등이 흩어져 있었고 가슴 부분이 타버린 여인의 시신도 보였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테러범은 정통파 유대교도의 검정색 전통 의상으로 위장하고 두 번째 객차에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밝혔다.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인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는 이날 테러가 자신들이 감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요르단강 서안의 헤브론에서 테러범 라에드 압델 하미드 마스크(Mask)의 생전 모습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공개하고, 이날 테러는 이스라엘측이 하마스 대원을 살해한 데 대한 복수라고 주장했다.

테러 발생 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모든 접촉을 중단하고 요르단강 서안에서의 추가 철군도 보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양측은 테러 발생 몇 시간 전에 요르단강 서안의 칼킬랴와 예리코 등에서 이달 말 이스라엘군 추가 철군한다는 데 거의 합의한 상태였다.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를 다시 봉쇄하고 팔레스타인들의 출입을 금지했다.

테러 발생 당시 가자지구에서 이슬람 지하드 지도자와 만나고 있었던 마무드 아바스(Abbas)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는 테러 공격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자치정부 경찰에 사건 조사를 지시했다. 아바스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과의 대화를 중단하고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에 대한 단속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팔레스타인 관리가 20일 밝혔다. 미국 백악관은 팔레스타인 당국에 테러조직 해체를 재차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