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난 15일 8.15 기념일에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서 북한의 인공기를 불태운 것 등에 대해 유감표명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a href="http://photo.chosun.com/html/2003/08/19/200308190034.html"><font color="blue">[포토뉴스 관련 사진보기]</font><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9일 오전 국내 보수단체들이 지난 8·15 집회에서 북한 인공기와 김정일 위원장 초상화를 불태운 것과 관련, '유감'을 표시했으며, 북한은 이날 오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와 장관급회담 북측 단장 명의의 대남 전화통지문을 통해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하루 전인 18일 인공기와 김 위원장 초상화 훼손에 대한 우리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참가시키지 않겠다고 반발했었다.

노 대통령은 19일 수석·보좌관회의 서두에서 “그동안 남북관계가 적대적이었던 과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지금은 서로 화해와 협력을 위해 대화하는 상황”이라면서 “성조기 모욕행위가 있을 때마다 유감표명을 해왔듯이 정부에서 유감을 표명하고 유니버시아드대회가 원만히 이뤄지도록 통일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유감 표명은 18일 남북장관급회담 남측 대표인 정세현(丁世鉉) 통일부장관이 전통문을 통해 전한 “귀(북한)측이 거론한 문제가 발생한 데 대해 유의하면서”라는 표현과 비교할 때 사실상 사과표명에 가까운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대구·경북 지역 언론인과의 만남’ 자리에서도 “어제(18일)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유감표명을 하라고 지시했는데 정부의 참모들은 우리 국민 정서를 생각해 머뭇거린 것 같다”면서 “우리가 미국에 대해서도 성조기 훼손이 있었을 때 적절하게 유감표명을 해왔듯이 이번에도 유감표명을 통해서 문제를 푸는 것이 좋겠다…(그래서) 다소 제가 비판을 각오를 하고…”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금까지 북한이 이런저런 시비랄까, 문제제기를 한 것은 우리 한국정부의 아무런 잘못이 없고 우리로 봐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문제들을 끌고 나와서 시비를 건 것이 많은데 이번 경우에는 조금 우리가 빌미를 준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면서 “특히 유니버시아드대회 같은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인공기를 불태운다든지 또는 초상화를 훼손하는 것은 좀 과했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진(朴振) 대변인은 “국내 이념갈등에 대해선 대책도 사과도 하지 않는 노 대통령이 북한의 사과 요구에 쫓기듯 유감표명과 재발방지를 지시한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라면서 “노 대통령은 더 이상 북한의 무리한 요구에 끌려가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문석호(文錫鎬) 대변인은 “남북관계의 현실과 한반도의 미래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내린 결단”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