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기름 같은 두 사돈이 만나 벌이는 코미디 ‘위험한 사돈’.

마이클 더글러스가 이렇게 망가질 줄이야. ‘위험한 사돈’(The In-Laws·22일 개봉)에서 너스레를 떠는 마이클 더글러스의 모습은 낯선 정도가 아니라 입이 벌어지게 한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정통 코미디 연기에 도전한 그는 연기파답게 별 상처 없이 유쾌한 코미디를 만들어냈다.

자식들의 결혼을 앞두고 처음 만난 두 아버지. 겁이 많고 까탈스러운 무좀 전문의(專門醫) 제리(앨버트 브룩스)는 희한한 행동을 하고 껄렁한 농담이나 던지는 스티브(마이클 더글러스)가 영 마뜩찮다. CIA 요원 신분을 숨긴 채 복사기 세일즈맨 행세를 해온 스티브는 제리가 파혼을 선언하자 급한 김에 그에게 수면제를 먹여 임무 수행지인 프랑스로 데려간다.

사납고 바쁜 직업 때문에 아들에게 마음의 빚을 진 스티브는 결혼을 성사시키려고 악착같이 제리에게 매달리고, 양말까지 골라 신길 만큼 딸을 애지중지하는 제리는 스티브를 떨쳐내려고 안간힘을 쓴다. 이런 상황에 둘이 짝이 되었으니, 험악한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지만 그럴수록 웃음의 부피도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폭로’ ‘트래픽’ 등 진지한 영화에서 냉정하고 지적인 이미지를 이어왔던 더글러스는 가벼운 캐릭터에 오래 굶주렸던 사람처럼 우스꽝스러운 행동과 표정을 실컷 쏟아낸다. 그의 호들갑을 리듬으로 써먹은 이 영화는 스탠딩 코미디로 연기를 시작한 앨버트 브룩스의 순발력이 더해져 지루해질 틈 없이 관객을 간지럽힌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다룬 정치 코미디 ‘딕’으로 이름을 알렸던 앤드류 플레밍 감독은 이 요절복통 코미디에 가족애까지 포갰지만 타이밍 조절이 좋은 연출 덕에 과욕으로 비치지 않는다. ‘사돈’은 얼마나 모나고 무거운 단어인가. 결말은 뻔한 이 영화가 뻔해 보이지 않는 건 단어와 상황, 캐릭터를 뒤집는 힘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