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향응파문과 ‘몰래카메라’ 사건이 검찰 내 수사 외압 여부를 둘러싼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양씨 향응파문의 핵심 인물인 키스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씨의 검찰 내 비호세력 존재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청주지검 소속 평검사가 “상부에서 이씨에 대한 수사를 말렸다”고 주장,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청주지검 추유엽 차장검사는 14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일부 언론에 청주지검 소속 김모 검사가 ‘검찰 내에 이원호씨 비호세력이 있다’고 말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김 검사가 ‘그런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연합뉴스는 김 검사가 13일 밤 인터뷰에서 “지난 1월 대출 부정사건을 수사하다 우연히 지난 1989년 발생한 배모씨 살인사건에 이씨가 개입했다는 진술을 확보, 이씨에 대해 수사를 벌이려 했으나 모 부장검사가 ‘사건이 오래됐는데 잘 해결되겠느냐’며 말려 수사를 중단했다”고 폭로했다고 보도했다.

김 검사는 또 “최근 경찰 수사를 통해 이씨의 조세 포탈 규모가 6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했으나 그 부장검사가 내 방으로 와 ‘천천히 해달라’고 수사 자제를 요구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작년 3월 청주지검에 부임한 김 검사는 조세 포탈,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등 이원호씨 관련 혐의에 대한 내사를 지휘해 왔으며, 지난 2일 구성된 몰래카메라 사건 수사팀에서 김 검사가 제외된 후 검찰 내부 알력설 등이 대두됐다. 그동안 검찰 주변에서는 일부 검사와 직원들이 이씨에게서 자주 향응을 받았다는 얘기가 나돌았으며, 실제로 1998년부터 2년간 청주지검에 근무하다 서울로 전보된 모 검사가 올 들어 두 차례 청주에 내려와 이씨의 나이트클럽에서 술 대접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김 검사에 의해 수사 중단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지목된 모 부장검사는 이날 해명서를 통해 “살인교사 건의 경우 김 검사가 주임이 아니었으며 ‘14년 전 발생한 살인사건의 교사혐의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고 개인적 의견을 말했을 뿐”이라고 밝히고 “김 검사의 내사를 말린 것도 아니고 말릴 이유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강 부장은 또 이씨의 조세 포탈 및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 “내가 수사 지휘선상에 있지도 않아 수사에 간섭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송광수(宋光洙) 검찰총장은 14일 “현재 청주지검의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적절한 시점을 택해 대검에서 본격적인 감찰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