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격. 잇단 사고와 안개로 묶였던 서해5도 주민과 피서객들의 발이 이번에는 폭풍으로 묶였다.
지난 4일과 5일 서해상에 낀 짙은 안개 때문에 인천∼연평도, 인천∼백령도를 오가는 2개 노선 3척의 여객선의 운항이 중단된 데 이어 6일에는 폭풍주의보가 발효되는 바람에 서해 도서를 오가는 모든 선박의 운항이 중단됐다. 이 때문에 지난 3일 여객선 사고가 발생했던 연평도는 6일 현재 나흘째, 백령도는 사흘째 여객선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관광객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5일 오후에는 여객선 운항이 잠시 재개되기도 했다. 데모크라시 5호와 백령아일랜드호는 이날 오후 6시쯤 백령도에서 승객 700여명을 태우고 인천으로 떠났으며, 골든진도호는 오후 8시30분쯤 연평도에서 정원인 승객 319명을 가득 태우고 6일 새벽 1시쯤 인천 연안부두에 도착했다.
하지만 6일 새벽 5시 서해5도상에 폭풍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여객선 운항이 또다시 중단되는 바람에 아직도 섬에 남아있는 관광객의 수가 연평도 400여명, 백령도 800여명 등 1200여명에 이른다고 옹진군은 밝혔다.
특히 고립이 나흘째 계속된 연평도의 경우, 5일 오후 한차례 떠난 여객선의 표를 구하지 못한 관광객들은 큰 불편을 겪고있다. 5명의 가족·친척들과 함께 군 복무중인 아들 면회를 왔다가 연평도에 갇힌 홍승주(여·45·경기도 광명시)씨는 “배가 뜬다는 얘기를 듣고 5일 새벽 6시에 선착장에 나갔는데도 사람들이 워낙 많아 표를 구하지 못했다”면서 “오늘(6일)도 배가 뜬다고 해 철석같이 믿고 있었는데 이번엔 폭풍이라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홍씨는 “이제 돈도 다 떨어지고 먹을 것도 없어 라면으로 간신히 끼니를 때우고 있다”면서 “당국은 아무 대책도 없고 여객선사 직원들은 불친절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안개 폭풍 등 천재지변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