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다르 알리예프(Aliyev·80)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의 아들 일함 알리예프(41)가 총리에 당선됐다. 일함은 124명 의회 의원 중 101명의 지지를 받았다.
알리예프 대통령이 고질적인 심장병으로 대통령직 수행에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일함이 총리로 선출된 것을 두고 대권의 자연스런 이양 과정으로 보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개정된 헌법에 의하면 대통령이 일신상 이유로 직무 수행이 곤란할 경우, 총리가 대신하도록 했다. 일함은 이미 아버지와 함께 오는 10월 대선후보 등록도 마친 상태이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지난 7월 8일 이후 터키 군병원에 입원 중이며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동안 알리예프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은 수차례 제기됐지만 공개를 제한해 왔다. 하지만 지난 4월 대통령궁에서 열린 군사학교 개교 3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 도중 가슴을 움켜쥔 채 바닥에 쓰러지는 모습이 TV로 생중계됐다.
30여년간 아제르바이잔을 장기 집권해 온 알리예프 대통령은 1999년 미국에서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전립선 수술을 받았다.
총리에 선출된 일함은 급격한 정책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해, 이미 정권 후계자임을 자인했다. 하지만 야당의 아가자데 대표는 “알리예프 대통령이 이미 6월 30일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당이 정권을 이양하기 위한 요식행위로 현 총리를 퇴진시키고 일함을 총리로 선출하는 등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알리예프 사망설에 대해 터키 군병원측은 “알리예프의 건강이 심각한 상태이지만 아직은 안정을 찾고 있다”고 밝혔으며, 터키 주재 아제르바이잔 대사관측도 “알리예프 대통령이 이번주 귀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함은 그동안 국영석유회사의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외국인의 국내 투자문제와 채굴권 계약 등 아제르바이잔의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또 국가올림픽위원장, 아버지가 이끄는 신아제르바이잔당 부당수를 거치며 정권 후계자 수업을 받아왔다.
(모스크바=정병선특파원 bsch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