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전 10시 전북 부안군청 군수집무실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부안군 위도 주민들이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유치를 신청했으나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진통을 겪고 있어 윤진식(尹鎭植) 산업자원부 장관과 김두관(金斗官) 행정자치부 장관이 공동으로 현지에 내려와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기 때문이다.
먼저 발언에 나선 윤 장관은 “원전센터를 유치한 부안군 위도 주민들의 열의와 어려운 경제 사정을 감안해 최대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관련 법규를 개정하겠다”며, 참석자들 모두가 ‘현금보상’으로 받아들일 만한 발언을 했다. 윤 장관의 예기치 못한 ‘폭탄선언’이 나오자 장내는 일순 놀라움에 술렁거렸다.
그로부터 불과 3일 만인 29일, 윤 장관은 자신의 발언을 스스로 뒤집었다. 국무회의에 참석한 윤 장관은 “지난 주말 위도 현지에 갔을 때 현금 얘기를 했지만 그때는 구체적인 법적인 검토를 하지 않았고, 돌아와서 관계 부처와 협의한 결과 현금 지원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것이다. 일국의 장관이, 그것도 주무부처의 장관이 자신의 공식 발언을 그렇게 ‘아니면 말고’ 식으로 가볍게 바꾸어도 되는 것일까.
현금 보상이 향후 국책사업 추진에 부정적인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정부의 주장에는 분명히 일리가 있다. 문제는 고위 공직자의 가벼운 처신이며, 그 때문에 정부의 신뢰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점이다. 특히 위도 주민들을 비롯한 7만 부안 군민들은 정부의 입장 번복에 한결같이 격분하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장관이 며칠 만에 발언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는 정부를 어떻게 믿겠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윤 장관은 문제의 ‘현금보상 발언’을 하기 전에 관계 부처와 충분히 협의를 거쳐 정부 입장을 통일했어야 한다. 그걸 알면서 안 했다면 ‘한 건’ 해보려는 ‘공명심’이 앞선 것이고, 모르고 안 했다면 장관으로서 자질 부족 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