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이 소통을 하고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타인들이 모여서 한 팀을 이루고, 대화를 통해 주제를 잡고, 발표형식을 결정하고, 자신들의 시각을 이야기하며 서로 나누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팀이 있다.

4학년 네 명과 서른 명 남짓의 3학년으로 이루어진 팀이 힙합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할 때였다. 취업준비에 여념이 없을 그들은 힙합을 주제로 다양한 자료를 모으고 작곡과 연주까지 준비했다. 2주가 넘게 매일 만나서 랩을 연습하고 춤을 익히며, 발표날에는 수업 2시간 전부터 영상자료를 점검하고 스피커를 빌려와서 음향조정을 하는 등 분주했다.

발표가 시작되었으나 준비한 영상은 컴퓨터의 용량초과로 돌아가질 않았고 당황한 그들은 애써 준비한 공연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빌려온 스피커들이 서로 충돌을 일으켜 ‘삐’ 하는 소음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나뿐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안타까워했다. 결국 최고를 준비했던 그들의 발표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으니 최악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결코 최악이지는 않았다. 준비하던 과정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과 나누는 대화 속에서 팀워크를 볼 수 있었고, 애써 참던 그렁그렁한 눈물 속에서 그들의 정성을 볼 수 있었다.

결과란 중요하다. 하지만 그 과정 역시 결과물 만큼 중요한 것이 아닐까?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나누던 대화와 미소를 통해 하나가 되었지만, 엉망이 되어버린 ‘힙합’이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실패는 실패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효찬·한양대 강사·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