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요. 신나는 마음으로 모두 함께 떠나요.”

28일 부산 강서구 대저동에 자리잡은 부산소년분류심사원에 낯선 손님들이 찾아와 한바탕 노래와 춤으로 신명나는 무대를 열었다.

부산소년분류심사원은 부산 지역에서 각종 사회 범죄와 관련된 12~19세의 미성년자들을 한달 동안 수용, 각종 교육 및 상담과정을 통해 소년원 송치, 보호 관찰 등을 분류하는 곳.

이날 아침 일찍 각종 장비를 나르고 의상을 갈아입는 등 공연 준비에 부산했던 17명의 손님들은 경찰 문화예술공연단인 포돌이홍보단원들이었다.

오전 10시 소년분류심사원 강당에 모인 80여명의 10대들은 경찰 제복을 입은 포돌이홍보단을 다소 어색해했다. 강도·살인·날치기 등 각종 강력 범죄를 짓고 소년원 송치를 앞둔 10대들도 적지 않은 이곳에서 경찰 문화예술공연단인 포돌이홍보단과 ‘문제’ 10대들의 만남은 묘한 부조화를 이루었다.

춘향전 연극 무대에 난타 공연이 이어지고 최신 가요 댄스와 탭댄스 등 포돌이홍보단의 비장의 무기가 하나 하나 풀려나오자 딱딱한 자세로 무대를 지켜보던 아이들도 조금씩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강당 한 곳을 지키고 있는 시설 관계자의 눈치를 조금씩 살피던 아이들은 어느새 포돌이홍보단의 노래에 맞춰 박수를 치기 시작하더니 폭소를 터뜨리고 무대에 뛰어올라 함께 춤을 추는 등 저마다 감춰진 ‘끼’를 맘껏 드러냈다.

이윽고 한시간여에 걸친 공연이 끝나자 아이들은 박수를 치고 발을 구르며 “앵콜”을 목청껏 외쳤고 포돌이홍보단은 체리필터의 ‘낭만 고양이’로 이들의 성원에 멋지게 화답했다.

공연이 끝난 뒤 한 원생은 상기된 얼굴로 “늘 두렵게만 여겨온 경찰이 이런 문화 행사를 열어줘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아이 같은 마음으로 즐길 수 있어 너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소년분류심사원을 찾은 부산경찰청 포돌이홍보단은 2000년에 창설된 이래 일반 시민과 고아원·양로원 등 불우시설을 대상으로 600회에 가까운 공연을 해왔지만 이곳과 같은 교화시설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포돌이홍보단은 이달 들어 전자기타·드럼 등 연주 악기를 보강하고 만담·댄스·난타 등 공연 내용을 보다 풍성하게 강화했다.

일주일에 4~5회씩 여러 문화행사와 축제, 불우시설 등에서 공연을 열어온 포돌이홍보단은 새로운 공연 장소를 물색하던 중 소년분류심사원을 찾은 것. 포돌이홍보단의 문현식(23) 수경은 “교화시설에서의 공연이 처음이라 다소 긴장하기도 했다”며 “잘 웃지 않던 아이들이 밝게 웃으며 공연을 즐겨 또 다른 보람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연을 참관한 한국청소년범죄예방학교 박갑목(41) 단장은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이 경찰에 대해 가지고 있던 심리적 장벽이 낮아져 법제도에 대한 반발심 역시 함께 누그러지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통제된 생활 과정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발산돼 정서적 안정을 거둘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년분류심사원 측은 포돌이홍보단의 공연이 원생들에게 미친 긍정적 효과를 높이 평가해 공연관람을 심사원 교육과정의 정규 프로그램으로 개설, 공연 정례화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