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동을 켜 놓은 채 잠을 자다 질식해 사망했다면 ‘운행 중 사고’에 해당되지 않아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는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서울지법 민사29부(재판장 곽종훈·郭宗勳)는 28일 자동차 안에서 잠을 자다 질식사한 서모씨 유족이 “서씨 사망은 교통사고 내지 교통재해에 해당된다”며 3개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에서 유족들에게 패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고 당일 서씨가 술에 취한 채 잠을 자기 위한 공간으로 차를 이용하면서 추위에 대비해 방한 목적으로 시동과 히터를 이용한 것에 불과한 만큼 사고는 자동차를 운송수단으로 사용하다 발생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따라서 보험금 지급 사유인「운행 중 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서울고법 민사14부(재판장 이상훈·李尙勳)는 J보험사가 LPG 개조차량 안에서 시동과 히터를 켠 채 잠을 자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질식사한 김모씨 유족들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소송에 대해서도 “보험사는 ‘일반 상해사고’에 대해서만 보상하고 ‘운행 중 사고’ 부분에 대해서는 보상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씨는 운행 중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장시간 야간운전으로 인한 피로를 풀기 위해 의자를 젖히고 신발을 벗은 채 잠을 잤던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에 타고 있다 사망했더라도 자동차가 운송수단으로서의 본질이나 위험과는 무관하게 사용됐다면 운행 중 사고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