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산하기관 2곳의 장(長)을 임명한 환경부는 “이번 인사 모두 공정하고 투명한 공모(公募) 절차를 거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신임 기관장의 능력과는 관계없이 곳곳에 허점투성이다.
먼저 지난 25일 임명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의 경우는 환경부 출신의 관료다. 지난 3일 시작된 공모 훨씬 전부터 환경부 안팎에서는 이 관료가 사장으로 내정됐다는 이야기가 떠돌아 다녔었다. 전형적인 ‘제 식구 챙기기’인 셈이다.
23일 임명된 국립환경관리공단 이사장의 경우는 70년대 민청학련 사건 등과 관련됐던 부산출신 민주화 운동가다. 하지만 그는 환경이나 국립공원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를 바라는 공단 직원들의 소망이 검증과정에서 어떻게 빠졌는지…. 그래서 또 ‘낙하산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공사 사장과 공단 이사장에 공모한 사람들은 교수, 전직 공무원, 민간단체 출신, 경영인들로, 각각 11명과 20명이었다. 임명된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29명은 왜 자신이 공모과정에서 떨어졌는지 알 길이 없다.
지난 4월 환경관리공단 이사장 공모 과정에서는 잡음이 외부로 불거지기도 했다. 응모 의사가 있던 한 인사는 "인선절차가 공정하지 않은 공모에 들러리 서게 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언론에 제기하는 해프닝이 벌어졌었다.
뿐만 아니다. 현재 환경부는 부내 국제협력관 자리도 공모를 통해 선발 중인데, 이 자리 또한 환경부 안팎에서는 '유력한 내정자가 있다'는 설(說)이 파다하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노조는 지난 23일 환경부가 신임 이사장을 발표한 후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 “겉포장만 참여정부인 노무현 정부는 차라리 국민을 기만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한 기준과 투명한 절차를 통해 적임자를 뽑는 공개채용방식인 공모를, 내정자를 인준하는 과정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아닌지 환경부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