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점거 투쟁'</b> 서울 용산구 윤창렬씨 자택을 점거한 굿모닝시팅계약자협의회 회원들이 27일 오전 윤씨 집 마루에 모여낮아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a href=mailto:fortis@chosun.com>/황정은기자</a> <br><a href="http://photo.chosun.com/html/2003/07/28/200307280002.html">▶포토뉴스 관련사진 보기<

“우리의 분양대금으로 산 건물과 땅을 되돌려받겠다는 겁니다. 법적인 절차야 어떻든 우리는 상식에 따라 하나씩 점거해나갈 작정입니다.”

굿모닝시티 계약자협의회(대표 조양상)가 자신들이 납입한 분양대금으로 구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동산들을 점거해 직접 회수에 나서기 시작했다. 굿모닝시티 대표 윤창렬씨, 굿모닝시티 임직원, 윤씨 친인척 등의 명의로 돼 있는 주택과 건물이 주요 표적이다.

이들은 첫 번째 조치로 지난 26일, 윤씨가 구속되기 전까지 거주해온 서울 용산구 한남동 74평의 빌라를 점거했다.

협의회측은 “윤씨 집에서 개인명함철, 굿모닝 사업수지분석, 자금계획보고서, 굿모닝시티 사업계획서 속에 있는 ‘K프로젝트’라는 문건 등을 입수했다”며 “이 밖에 윤씨의 소유물이었던 에쿠스 승용차, 양주 230여병, Y셔츠 50여벌, 양복 20여벌, 넥타이 100여개 등을 확보, 향후 이를 매각해 상가건립비에 보태 쓰겠다”고 말했다.

협의회측에 따르면, 26일 오후 5시쯤 계약자 20여명이 윤씨의 빌라를 찾아가 그곳에 머물고 있던 윤씨의 누나(54)와 매형 정모씨에게 “이 집은 우리의 피 같은 분양대금으로 산 것이니 이제 다른 거처를 찾아보라”며 집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이에 윤씨 가족측은 협의회 사무실로 조양상 대표를 직접 찾아가 대화를 가진 뒤, “계약자들의 입장을 이해한다”며 밤 9시쯤 짐을 챙겨 집을 나갔고 이들에게 숙박비로 30만원을 줬다는 게 협의회측 설명이다.

하지만 윤씨 가족측이 이날 밤 협의회 사무실에 보낸 편지에는 ‘대화를 통해 좋은 결실을 맺자고 하시는데 며칠 내로 집은 우리가 기거할 수 있는 방법을 선처 바랍니다’라고 돼 있어, 협의회측에 집을 완전히 넘겨주는 데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되어 있다.

윤씨 가족측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시 상황이 우리 의사를 자유롭게 밝힐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았다”며 “여하튼 협의회측에 집을 넘겨주겠다고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굿모닝시티 계약자협의회 회원들이 27일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서울 한남동 굿모닝시티 대표 윤창렬씨 집을 점거한 후 거실 진열장에 가득찬 위스키.코냑.와인 등 양주와 중국산죽순주, 평양소주 등 230여개 술병을 세어보고 있다. /<a href=mailto:leedh@chosun.com>이덕훈 기자<

이에 대해 협의회측은 “윤씨가 지난해 2001년 9월 계약자들에게 분양대금을 받기 시작한 뒤 구입한 빌라인 만큼 우리 돈이 사용된 게 확실하다”며 “가족들의 정확한 동의 여부에 상관없이 집은 물론 윤씨의 사유물을 모두 점유하겠다”고 말했다.

윤씨는 현재의 빌라를 지난해 3월 28일 5억4000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매매계약서에 나와 있다.

계약자협의회 조양상 대표는 “계약자들의 돈으로 구입한 것이 확실시되는 건물 또는 주택 중 일부에 대해 하나씩 하나씩 ‘점거 투쟁’을 벌일 계획”이라며 “동시에 가압류 신청, 분양대금 반환청구 소송 등 법적인 절차를 통해 우리가 피해를 입은 금액을 되돌려 받기 위한 과정도 밟아나가겠다”고 말했다.

협의회측의 사적인 부동산 점거는 현행법 위반이라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한 변호사는 “현행 법에서는 채무 관계가 어떻든 간에 법원의 판결이 내려지기 전에 채권자가 채무자 집을 점거하는 것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할 용산경찰서측은 피해자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고 보고도 받지 못한 이상 수사에 착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굿모닝시티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수사팀은 “윤씨 집을 점거한 것은 일종의 자력 구제로 볼 수 있는데 법에 따르지 않은 행동”이라며 “윤씨가 분양대금과 사채 등으로 끌어들인 5000억원의 행방과 윤씨의 횡령 규모에 대해 집중적인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