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백마역을 자주 이용한다. 오늘도 마침 큰 아이가 방학을 한지라 기차로 외출하는 길이었다. 표를 끊고 플랫홈에 나가 기차를 기다리는 데 기찻길 양 옆으로 봉숭화가 많이도 피어 있었다.
어릴 적 열손가락 예쁘게 물들이려 밤잠을 설치며 꽁꽁 동여매 기다리던 봉숭화물이 생각나 역무원 아저씨께 여쭙고 기차 올 시간도 가까워 황급히 꽃과 잎을 따기 시작했다. 기찻길 건너편엔 더 많이 피어 있었는데 역무원아저씨께서 위험하시다며 혼자 건너가 봉숭화를 따다 주시고 사무실에 있다는 백반가루도 봉투에 담아 주셨다.
여름 밤 예쁜 봉숭화 물을 들이며 기뻐할 딸 아이들 모습을 생각하며 행복하기도 하고…. 문득 어제 영등포역에서 생긴 안타까운 사고소식을 생각하며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장선혜·30·주부·경기도 고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