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래

로또복권에 대한 민주당의 이른바 ‘개선방안’을 놓고 이런저런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으나 논의가 본질적인 부분에서 벗어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로또를 그대로 두자는 사람들은 대략 다음과 같은 주장을 내세운다. 시장기능에 의해 자연스럽게 정착되고 있는 로또를 인위적으로 손댈 필요가 없다는 것이고 로또복권의 도입 취지가 복권시장 정비에 있는 만큼 로또의 상품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가격인하, 1등 당첨금 비율 축소 같은 조치는 로또의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들이다.

그러나 복권시장의 정비는 정부가 연합로또를 도입하기 위해 내세운 핑계에 불과한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복권시장이 난립되고, 당첨금이 너무 높아 국민들의 사행심을 과다하게 조장하여 왔다고 하면서, 복권시장 안정화 대책(2002년 6월)이란 것을 발표하고 다른 복권의 당첨금은 모두 5억원 이하로 제한하였으나, 불과 그 6개월 후 당첨금 무제한의 로또를 도입하여 온 나라를 도박판으로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한다는 것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해치는 것은 물론 특정 사업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또 복권의 종류와 수가 많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당첨금이 지나치게 높은 것이 문제이다. 혹자는 당첨금이 평균 30억~40억원대로 정착될 것이라 하지만 당첨금이 판매량에 따라 변동하고, 이월을 속성으로 하는 로또의 본질상 언제라도 수백억원대의 당첨금이 출현하여 온 국민을 도박판으로 몰고 갈 수 있다.

당첨금 제한이나 가격인하가 복권시장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이야말로 복권시장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무지에서 나온 주장이다. 본래 복권시장은 시장의 자율에 위탁된 시장이 아니라 국가의 감시와 통제에 놓여있는 시장이다.

그러나 현재 발행되는 연합로또의 본질적인 문제는 이러한 가격인하나, 혹은 1등 당첨금 비율 조정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불법복권이라는 점이다. 명확한 법규가 있어야만 발행할 수 있는 복권을 법도 없이 불법으로 발행하고 이를 강변하는 이런 정부가 어떻게 국민에게 법과 원칙을 말하고 요구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상래·39·레드폭스아이 대표·서울 송파구 송파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