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四肢)를 움직일 수 없는 환자들도 마음먹기에 따라 자유롭게 휠체어를 운전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는 방향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조종할 수 있는 첨단 휠체어를 스위스와 스페인 연구진이 개발 중이라고 24일 보도했다. 이 휠체어를 이용하기 위해선 사용자가 전극이 설치돼 있는 스컬캡(일종의 챙 없는 모자)을 두개골 형태에 맞춰 쓰기만 하면 된다.
스컬캡이 머리 표면의 전기활동을 통해 뇌파기록(EEG)을 읽어 컴퓨터로 전달하면, 연구진이 개발한 첨단 소프트웨어가 이를 분석해 휠체어에 장치된 로봇에 무선으로 명령을 전달하게 된다.
연구진은 특정 방향으로 가고 싶다는 욕구가 독특한 유형의 뇌파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그 유형에 따라 사용자의 생각을 포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로봇에는 벽이나 장애물을 감지하는 적외선 센서가 내장돼 있어서, 사용자가 ‘왼쪽으로’라고 생각하는 즉시 좌회전하지 않고, 좌회전이 가능한 갈림길에 도달했을 때에만 명령을 수행한다.이 휠체어 시스템은 스위스의 달레몰레 지각인공지능연구소(IDIAP)의 연구원 호세 밀란을 중심으로, 스위스 연방기술연구소와 스페인의 생의학공학연구소 과학자들이 협력해 개발했다.
밀란은 “실험 결과 이틀 정도 연습으로 누구나 쉽게 마음으로 조종할 수 있었다”며 “마음으로 휠체어처럼 복잡한 물체를 조종하는 시스템이 개발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현재 연구팀은 스컬캡을 이용해 이 로봇 휠체어를 오른쪽·왼쪽 또는 정면으로 가게 하는 간단한 작동을 테스트 중이며, 시스템이 인식할 수 있는 마음속 명령을 더욱 다양화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