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여자축구 韓·日전 에서 일본의 골득점 장면. 이날 우리나라는 일본에 0대5 으로 참패 했다.

일본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22일 센다이 경기에서 한국 여자축구팀이 일본에 0대5로 대패하는 모습을 보고 모두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시아선수권대회 때 보여준 악착같은 모습과 너무 다르다”는 것이었다. 몸을 던지는 육탄 수비로 상대의 기를 꺾고, 강인한 체력으로 기술적 약점을 커버하며 돌풍을 일으킨 한국 여자축구팀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한국 여자선수단 전체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는 이미 나돌고 있었다. 선수들은 월드컵 예선(아시아선수권)에 이어 곧바로 국내 대회인 여왕대기에 참가했고 며칠 쉬지도 못하고 합숙에 들어가 이번 3개국 대회를 준비하는 강행군으로 체력이 바닥난 상태였다. 경기가 시작되자 우려는 단번에 현실로 나타났다. 한국의 여전사들은 뛰지를 못했다.

안종관 감독에게 “선수들이 지쳐 있다면 왜 이번 3개국 친선대회에 참가했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이미 예정된 대회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만약 월드컵 본선에 오를 줄 알았더라면 출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득보다 실이 많은 대회라는 의미였다.


문제는 월드컵(9월 20일)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앞으로도 대표팀 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 한국선수들은 25일 호주전을 치르고 8월 1일부터는 곧바로 한국여자추계연맹전 참가를 위해 또다시 소속팀에서 뛰어야 한다.


또 선수들이 성인과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으로 갈려 있는 점도 문제다. 안종관 감독을 비롯
한 코칭스태프는 대표팀 못지않은 전력을 갖고 있는 U대표 선수 중에서 몇몇을 탐내고 있지만 U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라 이야기도 꺼내보지 못하고 있다.

대사(大事)를 앞둔 여자대표팀의 전력 보강을 위한 시간은 촉박한데 누구도 책임지고 팀을 보호·관리해 주는 사람은 없다. 여자축구 육성의 구호를 들고 나선 대한축구협회도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말이 없다.

한국 여자가 12년 만에 처음 출전권을 얻은 월드컵이 두 달 뒤 개막하면 국민들은 지난해 6월의 뜨거운 기억을 떠올리며 이목을 미국으로 집중할 것이다. 아마도 여자선수들이 전국민적인 성원 속에 공을 차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될 것이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