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관한 다음 문제들을 한번 풀어보자.
모두 10개다. 1)북한의 국가(國歌)는? 2)국화(國花)는? 3)실질적 최고권력기관은? 4)북한주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어떤 법률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고 준수해야 하는 것은? 5)북한 소학교(초등학교)는 몇 학년까지? 6)북한 농촌이나 도시변두리의 연립주택을 주민들은 보통 뭐라고 부르나? 7)주민들이 정초에 통째로 외워야 하는 신년사의 분량은? 8)평양의 대동강 다리는 몇개? 9)김일성 시신이 보관돼 있는 곳은? 10)김정일의 혈액형은?
답은 이렇다. 1)애국가.(물론 한국의 애국가와는 다르다) 2)목란. 3)국방위원회. 4)유일사상 10대 원칙. 5)4학년. 6)하모니카집 7)200자 원고지 50~60장. 8)6개. 9)금수산기념궁전. 10)A형. 자, 당신은 몇 개나 맞혔나? 이 점수는 당신의 북한 알기의 한 척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프랑스 좌파신문인 리베라시옹이 15일 북한 관련 퀴즈를 실었다. ‘북한에 김일성 동상이 몇개나 있을까?’ ‘김정일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등 19개 문항이다. 프랑스 일반 독자들로서는 도저히 알아 맞히기 어려운 것들이 대부분이다. 퀴즈의 내용으로 보아 북한을 알리기보다는 북한체제를 비판하고 비꼬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1968년 학생혁명 때 운동권의 선전지 성격으로 창간된 좌파 신문이 그나마 사회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북한을 비판하기 위해 이런 아이디어까지 내고 있는 데서 북한이 지금 국제사회에 어떻게 비치고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북한 전역에 김일성 동상이 3만5000개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서구인들은 아마 북한 체제의 본질을 읽어낼 것이다. 북한의 시·군·구역(구)이 200여개이니 한 군(郡)에 평균 170개가 넘어, 말 그대로 전국이 동상으로 덮혀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일성의 동상은 1948년 10월부터 세워지기 시작해 그가 사망한 후에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김정일의 동상은 국가보위부 건물 안에 ‘황금 전신상’이 하나 세워져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공개된 장소에는 아직 없다고 한다.
남한에서는 그동안 몇차례 대학가를 중심으로 이른바 ‘북한 알기’ 운동이 유행병처럼 일어났었다. 이와함께 주체사상이 확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의 주체사상이나 통일정책, 대미(對美)전략 같은 거대 담론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주민들의 일상일 것이다. 정초마다 원고지 50~60장 분량의 신년사를 통째로 외워야 하는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이 어떨지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리베라시옹의 퀴즈에 비친 북한은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지도자’ 그 이상이다.
(김현호논설위원 hh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