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북한과의 대치 상황에서 북한 정권에 대한 압력을 증가시키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수천명 이상의 탈북자들을 미국에 받아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6일 보도했다.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그러나 미국이 연간 얼마의 탈북자들을 받아들일지는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관리들은 최대 30만명까지 수용할 것을 주장하는 반면, 이 같은 조치가 중국과의 관계를 손상시킬 것을 우려하는 다른 관리들은 우선 첫해에는 3000명 정도로 제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부시 대통령의 외교정책 고위 참모들은 17일 백악관에서 북한 핵위기에 초점을 맞춘 회의를 갖고, 이 같은 탈북자 수용 방안을 포함해 북한의 최근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 주장, 한국과 일본을 포함하는 다자회담에 북한이 동의하도록 하기 위한 노력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지금까지 공식적으로는 ‘북한의 정권 교체(regime change)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 같은 조치를 실제로 채택할 경우 사실상 정권 교체를 추구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탈북자 수용 조치는 탈북자들의 수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지적한 이 신문은 “이 같은 조치는 중국을 격분시킬 것”이라는 한 관리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 신문은 미국 상원이 지난주에 한국의 국내법상 자동적으로 한국 시민 자격을 갖는 탈북자들에 대해 미국에서 ‘난민(refugee)’ 지위를 부여하기 어려운 기술적 난관을 풀기 위해 관련 법 조항을 개정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 밖에도 2001년의 9·11 테러 이후 강화된 각종 안전 조치들이 그처럼 많은 탈북자들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할 것인지를 포함한 여러 문제들이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또한 테러리즘 지원 국가 명단에 올라 있는 북한에서 나오는 사람들은 그 가운데 일부가 실제로 북한 정부를 위한 정보요원일 가능성을 미국 관리들이 우려하기 때문에도 특별히 면밀한 조사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의 스콧 매클렐런(McClellan) 대변인은 15일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 주장에 대해 평가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재처리는 심각한 우려사항”이라고 말했다. 매클렐런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대북 군사행동을 배제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부시 대통령은 어떤 선택 방안도 배제한 적이 없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의무를 준수할 때까지 협박에 굴복하거나 (북한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유인책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중특파원 midway@chosun.com)

미국 하원은 16일 본회의를 열어 북한에 라디오를 대량으로 제공하고, 라디오 프리 아시아(RFA)의 북한 방송을 현재 하루 4시간에서 종일 방송으로 늘리는 수정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정보 통제를 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라디오를 제공함으로써 외부 세계의 소식에 대한 접근을 대폭 확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법안을 주도한 공화당의 에드 로이스(Royce) 의원은 "북한에 제공될 라디오는 만주와 남한 등 북한 접경지역에서 풍선에 담아 띄워 보내는 방식으로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스 의원은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조용한 외교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 개선과 민주주의 실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 법안은 2004년도 국무부의 예산을 담고 있는 대외관계특별법안의 수정안 형태로 추가돼 통과됐다.

미 상원은 이에 앞서 지난주 미국에 탈북자 수용을 촉진하기 위한 수정법안을 통과시켰다.

(워싱턴=주용중특파원 midwa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