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지역에 대한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놓고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4일 수원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경기개발연구원(KRI)의 ‘도내 경제자유구역 지정 타당성 연구용역’ 보고회를 겸해 열린 공청회는 민주노총 등 노동계의 반발로 20여분 만에 중단됐다.
경기개발연구원의 연구결과는 한마디로 “평택 지역이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가장 적합하다”는 것.
도(道)는 기회 있을 때 마다 “연구 결과를 지켜본 뒤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노동계는 지난달 경제자유구역 저지를 앞세워 시한부 총파업을 진행하는 등 환경·시민단체와 연대해 적극적으로 반대 운동을 벌여나간다는 계획이다.
◆ “평택 일대가 가장 적합” =경기개발연구원은 1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도내에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되면 수도권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경기개발연구원은 특히, 평택, 파주, 김포 등 현재 거론되는 3곳의 후보지 가운데 평택항 일대가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했다.
평택은 평택항의 지속적인 성장, 풍부한 배후지역, 인접한 산업집적지, 중부권 행정수도 이전 등으로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파주 지역은 북한과 대치 중인 상황을 고려할 때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하는 것이 타당하고, 김포 지역은 공항·항만·서울과의 연계성 등 입지 조건은 우수하나 부지확보와 개발비용 등 측면에서 불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 “노동기본권 침해 우려” =노동계는 지난해 11월 제정된 경제자유구역법의 핵심은 ‘노동 유연화’에 있다고 주장한다. “세금 줄이고 지원 늘려 기업환경 좋게 하자는 거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 경제자유구역이 되면 해고 자율화, 파견근무 활성화 등이 고용 불안정을 부채질하고, 월차 휴가 적용 배제, 생리휴가의 무급화 등 복지 여건도 악화된다는 것이다.
환경에 대한 우려도 앞선다. 안명균(安明均·41) 경제자유구역 저지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인천의 경우 공유 수면 3000만평을 경제자유구역에 포함시켰다”며 “극단적으로는 3000만평의 갯벌을 모든 절차를 무시하고 매립해 개발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거대 기업에 혜택 집중, 멕시코와 홍콩 등의 예(例)와 같은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 현상 등에 대한 우려도 있다.
◆ “관세자유지역 먼저” =당사자인 평택시에는 전담 부서도 없는 상태. 그러나 시의 한 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 지정은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도시 자체가 성숙한 부산·인천 등에 비해 농업과 공업이 반반쯤 섞인 평택은 아직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항만이 급속히 성장하는 단계이므로 5~10년 후 어떤 상태가 될지 가늠하기 힘들다”며 “물류·제조업·거주 등 경제자유구역의 여러 기능이 섣부른 계획에 따라 지역 배분될 경우 이후 어떤 부작용을 낳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3년전부터 얘기돼온 ‘관세자유구역 지정’이 평택의 발전에는 더 도움이 된다는 시각이다.
도는 이번 연구결과 보고서가 정식 제출되면 정밀 검토작업을 벌인 뒤 1년여간 후보지 선정, 개발계획 수립 등을 거쳐 재경부에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정식 건의할 방침이다. 경제자유구역 지정 논란은 앞으로도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