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척추 부상으로 식물인간이 된 아들의 보상금을 털어 분양대금으로 납부한 70대 할머니도 사기를 당했어요. 하루에 수십 명씩 찾아와 ‘내 돈 좀 찾아달라’고 눈물을 흘리고, ‘유서를 보내겠다’ ‘나는 죽지만 내 한만은 꼭 풀어달라’는 사람들의 전화를 받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저희들은 꼭 사기꾼들을 잡아내 보상을 받아 낼 것이라 의지를 다집니다.”
며칠째 잠을 못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굿모닝시티계약자 협의회 조양상(44) 회장은 “검찰은 이미 1년 전에 윤창렬 대표가 여기저기 사채를 끌어 쓰고 무리하게 상가분양을 시작했다는 것을 알고 수사에 착수했다”며 “당시 그 사실을 계약자들에게 알렸더라면 이런 사태까진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대우조선에서 근무하다가 지금은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그도 여느 회원들처럼 굿모닝시티 분양비리사건의 피해자다. 그는 3층에 점포를 분양받기 위해 2구좌를 계약했고 지난해 10월 1억6000만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투자 금액 중 절반은 자신과 아내가 25년간 직장생활해 마련한 돈이고, 나머지 반은 직업 군인인 매형이 ‘나도 점포 하나 가져보자’고 해서 보탠 돈이었다.
"변변치 않은 제 월급 쪼개서 적금 들고, 아내가 아침 9시부터 저녁 11시까지 허리 한번 못 펴가며 식당에서 일한 돈인데, 이렇게 허망할 수가 없습니다. 서울에 집 얻을 돈이 없어 식구들은 처가댁인 거제쪽에 머물며 고생해 모은 돈인데…. 분양사기 사건에 휘말린 피해자들이나 가슴 아프긴 매한가지 아니겠습니까? 저는 그나마 얼마 안 되는 월급이라도 나오지만 퇴직금, 전세금을 다 털어 투자한 피해자들도 있으니 그 심정이야 말할 필요가 없지요."
협회를 이끌어 가는 조 회장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정보 부족이라고 했다. 이들은 지난 3일 을지로 6가 제일은행빌딩 8층에 있는 굿모닝시티 사무실을 점거해 회사 내 컴퓨터 문서를 이 잡듯 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 모든 것이 불확실하지만 가장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건물을 올릴 겁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윤창렬 대표가 횡령하고 뇌물로 바친 돈들을 회수해 상가를 정상 건립하는 것이죠. 이번에는 믿을 수 있는 시공사에 맡겨 제대로 된 건물을 세울 겁니다. ‘전화위복’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힘만 합한다면 윤창렬씨가 지으려던 것보다 훨씬 멋진 쇼핑상가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의 하나 이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면 불행한 일이지만 윤창렬씨의 재산을 어떻게 해서라도 가지고 올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수많은 재판이 기다리고 있겠지만요.”
그는 “굿모닝시티뿐 아니라 전국에 의혹덩어리의 종합쇼핑 상가들이 독버섯처럼 돋아나고 있다”며 “작은 점포 하나 가지려고 평생을 고생한 서민들이 다시 눈물을 흘려서야 되겠는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