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9일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북한이 지난 97년부터 평북 구성시 용덕동에서 핵 고폭실험을 했고, 우리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98년 4월부터 알고 있었다"고 밝힌 데 대해 당시 정부 관계자들은 10일 대부분 입장을 밝히기를 꺼렸다.
보고를 들은 한나라당 의원들은 회의장에서 "북한이 핵개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북 송금을 했다는 말이냐"고 흥분했고, 민주당 의원들도 대북 현금 지원사업 중단을 주장했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김한정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이 기사를 보셨겠지만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며 "국정원이 국회에서 한 보고에 대해 언급하거나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인덕(康仁德) 당시 통일부장관은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들었는지 분명치 않지만 당시 그 같은 사실을 들었고, 북한이 고폭실험을 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했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왜 공개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제네바 합의에 따라 영변 핵시설들이 동결 중인 상태여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며 "고폭실험 사실은 김영삼 정부 때부터 알았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98년 4월 당시 국방부장관을 지낸 민주당 천용택(千容宅) 의원은 "비공개 사항인 국정원 보고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나는 당시 그 같은 정보를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어기고 핵개발을 계속한다면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대규모 대북 현금 지원사업은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 내 평소 소신"이라고 말했다.
임동원(林東源)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이종찬(李鍾贊) 당시 국정원장은 이날 하루종일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