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은 우리 가족이 2년 반을 기다리며 꿈을 키워왔던 새 아파트를 사전 점검하는 날이었다. 가족 모두 몹시 들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남편 나이 60세에 처음으로 분양이란 걸 받아보았고, 시어머니를 모시고 우리 노년까지 여기서 살리라 생각하며 다소 무리를 해 넓은 아파트를 장만했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이 장만한 새 집은 서울 강서구 우장산 기슭에 대기업이 분양한 아파트다. 파트 입구에서 동 호수를 적어내고 키를 받아 들고 떨리는 마음으로 새 집을 방문했다. 그러나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4명이 탔는데도 좁다고 느껴지는 엘리베이터라니. 그나마 집을 보고는 기가 막혀 말을 잊었다.
모델하우스에서 보았던 우아함은 찾을 수 없고 싸구려 냄새가 물씬 풍겼다. 모델하우스에서 봤던 자재는 하나도 쓰지 않았고 싱크대와 세면대 윗 판의 색상은 제 멋대로 바꾸어 놓았다. 대기업 브랜드라 이런 일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너무 화가 나고 분통이 터져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이 억울함을 어디에 호소하며 누가 풀어준단 말인가. 개인의 전 재산과 꿈을 이렇게 농락해도 된단 말인가.
(김태분 53·서울시 강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