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손은 아주 두껍고 험했다. 여기저기 못이 박이고 옹이가 생겨 있었고 손마디는 개구리 눈알처럼 툭 불거져 있었다.
엄마의 손은 날마다 청솔가지며 잡목들을 쳐서 땔나뭇단을 만들었고, 쇠스랑으로 돼지우리의 거름을 쳐냈으며 얼음구멍을 깨고 빨랫감을 비벼대는 손이었다. 그런데도 엄마의 억센 손은 늘 따뜻하고 푸근했다….'
50대 유치원 선생님이 어린이의 눈에 비친 애틋하고 잔잔한 가족사(史)를 장편소설로 엮어냈다. 청주 덕성초등학교 병설유치원 한상숙(韓相淑·55) 원감은 장편소설 ‘당신의 손’(동천사)을 출간, 5일 오후 3시 청주 로얄관광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소설은 주인공 소녀 ‘은이’가 유년기부터 사춘기까지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가정의 크고 작은 일을 통해 고통과 좌절 속에서도 가족애로 희망을 끈을 놓지 않고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자전적 성장소설 형태로 담았다.
주요 줄거리는 장애인 동생이 태어나면서 온 가족이 아픔을 겪지만 가족애로 이를 극복한다는 내용으로, 작품 속에 전개되는 사건들은 가난했던 서민들의 자화상을 리얼하게 드러낸다.
“슬픔이 있는 곳에도 사랑의 기쁨은 샘솟고, 처절한 좌절 속에서 희망은 더 질긴 뿌리를 내립니다. 세상에 대해 막 눈뜨는 한 소녀의 아름다운 시선을 통해 독자들에게 가족 사랑이 삶의 원동력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었어요.”
어릴적부터 문학소녀의 꿈을 키워온 한씨는 그동안 장편소설을 여러 편 썼으나 원고 형태로 간직해오다 이번에 늦깎이로 책을 처음 출간했다. “장편 소설 쓰다가 세월 다 지났어요. 그래도 동시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지인들이 책을 읽고 나서 ‘아! 그때는 정말 그랬지’라고 공감을 표시할 때 책 내기를 잘했다고 생각했지요.”
서른살 며느리와 딸이 다른 사람에게도 널리 소개하겠다고 격려해줄 때 특히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한씨는 이 소설이 어른들은 물론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널리 읽히기를 바란다.
“윤리적·도덕적으로 탄탄한 토대를 갖춰야 할 미성년자들에게 가족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교훈서가 됐으면 좋겠어요.” 한씨는 기자에게도 “꼭 읽어보세요”라고 자신있게 권유했다.
충북 제천에서 출생한 한씨는 청주교대와 건국대 대학원을 나와 33년간 교육계에 봉직해왔고, 1986년 ‘오늘의 문학’ 소설부문 신인문학상과 1996년 제4회 MBC창작동화 대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