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막에서 시원한 수박 먹으면서 공부합니다.”
한 시골초등학교가 답답한 콘크리트 교실 대신 교정 안에 작은 원두막을 짓고 야외수업을 진행,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교생이 39명에 불과한 충북 영동군 양간면 미봉초등학교는 최근 운동장 한 귀퉁이에 초가 원두막을 지어 야외 교실로 활용한다. 학교 이름을 따 ‘미봉학당’으로 명명된 이 원두막의 바닥면적은 10㎡로 학년당 6∼7명에 불과한 학생들이 교사와 함께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수업하기에 안성마춤이다.
당초 조경을 겸한 휴식공간으로 지었으나 이 곳에서 수업한 학생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매일 자리다툼이 벌어질 정도로 인기가 높다.
원두막 교실은 고병일(高炳一) 교감이 처음으로 아이디어를 냈다. 김 교감은 음성 오선초등학교에 평교사로 근무할 당시 학교에 작은 원두막을 지어 방과후 자습공간으로 개방한 결과 어린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것을 보고 지난 3월 미봉초등학교로 발령받은 후 원두막 짓기에 착수했다.
원두막 건립 비용은 40만원 가량에 불과했다. 학부모가 기증한 소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교사들이 모두 달려들어 설계와 시공을 끝냈다. 이길수(李吉守) 교장은 직접 장승 3개를 깎아 원두막 옆에 세웠고, 김용현(金容賢) 교사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안테나’를 선사한다는 의미에서 나무로 만든 기러기 솟대 3개를 세웠다.
원두막 주변에는 마을 등에서 교사와 학부모들이 정성을 들여 수집한 멍석·지게·써레·장군·절구·옹기 등 시골 정취를 드러내는 각종 민속자료 30여점이 전시돼 있다. 또 자투리땅에 조롱박·해바라기·봉숭아·채송화·향나무·단풍나무·목련·무궁화 등을 심어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이길수 교장은 “더위에 지친 학생과 교사들이 원두막에서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매우 쾌적하게 수업을 진행한다”며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원두막을 열린 공부방으로 운영하고 야간에는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개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