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드 루버스.

1982년 네덜란드를 경제 위기에서 구한 건 노사 화합의 대명사인 ‘폴더(Polder·바다를 간척지로 만든다는 네덜란드 말) 모델’이었다.

당시 네덜란드 노사정(勞使政)위원회의 정부측 대표였던 루트 루버스(64) 전 네덜란드 총리(현 유엔난민고등판무관)는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노사 양측에 '오늘의 이익보다 자식과 손자들의 미래를 생각해서 정책 결정을 내리자'고 설득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폴더 모델이 당시에는 시대적 요구였다고 말했다. 사회적 화합만이 성장을 담보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는 "당시 노사정위원회는 여론에 휩쓸려 정책을 결정한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해 가장 좋은 정책이 무엇인지를 결정했다"면서 "이견이 있을 경우 며칠이고 밤을 새워가며 토론해 합의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루버스 전 총리는 또 노사정위원회가 터무니없는 요구사항들을 스스로 걸러냈다고 밝혔다.
"근로자들은 사회 정의가 결여돼 있고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불평합니다. 그러나 근로자들이 간과하는 것은 자신들의 생산성 향상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당시 노사정위원회는 생산성 향상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었습니다."

그는 또 폴더 모델이 세계화와 네덜란드의 기술집약형 산업구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루버스 전 총리는 “네덜란드의 모든 성인 남녀는 일할 권리가 있다”면서 “일자리가 없으면 풀타임 직장 대신 파트타임 직장이라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즉 남편은 주4일 근무하고, 부인은 주3일 근무하면 한 가족이 충분한 수입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산업구조의 현대화로 시간당 생산성이 조직의 전체 생산성보다 더 중요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루버스 전 총리는 “노사 양측이 조금씩 양보해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모두를 위해 이익이라는 간단한 진리를 국민들이 받아들였고, 그것이 오늘의 성공을 일궈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