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쓰리지만 파업 실패가 사실이다.”
독일 금속노조의 클라우스 츠빅켈 위원장은 지난주 말 한 달 동안 벌여왔던 파업의 중단을 선언했다. 금속노조는 동독 지역 노동자들의 주당 노동시간도 서독 지역과 똑같이 주당 35시간으로 줄여달라고 요구하면서 파업에 돌입, 독일 경제의 근간인 자동차 산업을 전면 마비시켰다. 그러나 노조 중에서 가장 강력한 금속노조는 여론의 공감을 얻는 데 실패한 뒤 결국 파업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사용자측과 협상에 나섰던 금속노조의 한 대표는 “이것은 패배”라고 시인했다. 독일 언론들은 금속노조가 파업에서 패배한 것은 1954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금속노조의 파업으로 유명 자동차 공장들은 동독 지역으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지 못해 연쇄적으로 조업을 중단해야 했다.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하루 손실액이 3800만유로에 이른다고 호소했다. 폴크스바겐은 파업이 장기화되면 1만여명의 근로자를 해고해야 할 지경이라고 밝혔다. 특히 폴크스바겐은 약 5000명의 고용 효과를 낼 예정으로 동독지역의 라이프치히에 벌이기로 했던 투자 계획의 축소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노동자의 이익 확보를 위해 일어난 파업이 자칫하면 고용 불안과 대규모 정리해고로 이어질 조짐이 나타나자, 특히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에서 노조의 파업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현재 독일의 실업자 숫자는 5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전후(戰後) 최악의 경기 침체에 빠졌기 때문에, 노조의 장기 파업이 과거처럼 시민들의 동정과 지지를 얻지 못했던 것이다.
최근 프랑스에서도 정부의 연금 개혁안에 반대한 공공노조의 파업이 과거처럼 여론의 전폭적 지지를 얻지 못해 실패했다.
파업으로 밀어붙이면 성공을 거둔다는 서유럽 노조의 신화가 경제 불황의 수렁에 빠진 오늘날 서서히 깨지고 있는 것이다.
(박해현·파리 특파원 hhpar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