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손재주에 감사드립니다. 한 점 한 점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희열(喜悅)입니다.”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이명희(52)씨는 옷감으로 어떤 의류나 소품도 만들 수 있는 장인. 세 살 적 소아마비의 장애를 딛고 재단과 손바느질 재봉질 등을 익혔다. 6평 남짓한 작은 방이지만 생활한복에서 양장, 모시옷, 머플러, 이불, 상포, 보자기까지 혼자 다한다. 못쓰는 자투리 옷감들도 그의 손이 닿으면 마술처럼 멋진 디자인의 소품으로 변신한다.

그는 고교시절 처음 바느질을 배웠다. 천부(天賦)적 손재주는 그를 장애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했고, 두 자녀를 장성시켰다. 기성복으로 거리가 물결을 이룬 지금도 전주 시내 많은 단골들이 그가 지은 옷을 입는다. 그는 일반인과 함께 겨루는 전국과 전북의 기능경기대회에서 세 차례나 입상했다.

전북 정읍시 수성동 이정희(41)씨는 전통자수(刺繡)의 명인이다. 이명희씨처럼 소아마비로 걷기 힘든 이씨는 갇힌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17세 때 자수를 시작했다. 자수에 사로잡히면서 서울에 올라가 이 분야 인간문화재 한상수씨로부터 1년 반 동안 전통자수의 본격을 익히기도 했다.

색실과 바늘, 가위, 자수틀만 있으면 한복에서 병풍, 넥타이, 브로치, 매듭에 이르기까지 못하는 작품이 없어 10여년 전부터 자수를 생업으로 삼았다. 한국공예대전, 전북미술대전 등 많은 공모전에서 25차례나 특선 등을 차지했다. 한국공예가예술협회 회원이기도 한 그는 정읍시의 후원으로 집 부근에 여성 장애인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자수특산단지를 완성해가고 있다.

전북의 여성 장애인 20여명이 7월2~4일 전북도립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여성장애인작품전'을 갖는다. 회화에서 서예, 도자기, 섬유공예, 천연염색까지 홀로 앉아 손으로 할 수 있는 작품 100여점이 출품된다. 두 이씨 등 '프로'뿐 아니라 이제 걸음마 하는 아마추어들도 참여한다.
"여성 장애인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재활의욕을 심어주고, 소질과 문화·예술적 잠재능력을 계발하게 하려는 행사입니다."

지난 95년 교통사고로 휠체어에 의지하는 전북여성장애인연대 윤여성(43) 대표도 ‘마음으로 듣는 거울’ 등 시 3편을 출품한다. 윤 대표는 “나부터 시에 몰두하며 절망을 극복하고 행복을 찾았다”며 “많은 여성 장애우들이 한 가지 이상의 기량을 닦아 미래를 새로 설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북여성장애인연대는 도심 전시공간 대신 장애인들이 수월히 이용하도록 시설된 장애인복지관을 선택했다. 연대는 군산 익산 등 여성 장애인을 위해 그곳까지 차량도 운행할 계획이다. 전시회 수익금은 여성 장애우들을 돕는 데 쓰인다.☎(063)287-8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