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중국 쑤저우(蘇州) 반도체공장의 이성춘 인사담당
그룹장(과장급)은 지난 4월 쑤저우산업단지(蘇州工業圓 ) 행정처 직원과
함께 베이징으로 출장길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중국 1호'로 문을 열
예정인 연구·개발(R&D)센터의 명칭에다 '중국(CHINA)'을 넣기
위해서다. 중국 정부는 현재 해외투자 규모를 늘리기 위해 자본금
620만달러(약 74억2000만원)가 안 되는 외국 기업들은 '중국'이란
이름을 쓸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대로라면 삼성전자 연구소도
자격 미달이다.
그런데 이달 초 삼성전자는 중국정부로부터
'삼성반도체중국연구개발유한공사'란 이름을 따냈다.
'관시'(關係·인맥과 연줄) 덕분만이 아니다. 이성춘 그룹장은 "중국
중앙정부 당국자들이 '삼성전자가 쑤저우의 개발을 위해 매우 중요한
기업'이란 쑤저우산업단지 직원들의 설득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 특히 상하이와 쑤저우의 주변에선 해외투자를 끌어오기
위한 것이라면 제도와 법을 고치거나, 예외규정까지 새로 만드는
사례들이 쉽게 발견된다. '기업하기 가장 좋은 곳'이란 이미지를 심기
위해 중국 정부와 기업들이 총력전을 펴고 있는 것이다.
상하이 푸둥지구에 들어서 있는 대만계 반도체 파운드리(수탁가공)업체
SMIC는 1년1개월 만에 반도체 라인을 완공했다. 통상 2년 가까이 걸리는
세계 평균에 비하면 엄청난 기간을 줄인 것이다. 이 회사 탕후안민
기술개발이사는 "해외투자기업엔 각종 인·허가 과정이 매우 간편하게
적용되는 데다, 하루에 무려 5000명의 인력을 동시에 공사현장에 동원할
수 있다"며, 대만족을 표시했다. 중국 정부가 '말'보다 '행동'으로
최고의 기업환경을 만드는 동안 상하이 일대 외국기업 관계자들
사이에선, "우리가 너무 중국 예찬론자가 되는 것 같아 두렵다"는 말이
화제가 되고 있었다.
(상하이(중국)=이인열 산업부 기자 yiy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