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회 문화관광위에서 문화부와 재경부가 한미투자협정(BIT) 체결
문제의 최대 장애물이 되고 있는 스크린쿼터(국산영화 의무상영제)
문제를 놓고, 서로 부처 입장을 내세워 격돌했다. 국회의원들은 여야할
것 없이 "스크린쿼터제 폐지는 안 된다"고 문화부를 응원하고,
재경부를 질타했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외국인의 국내투자 부진은
한미투자협정(BIT)이 체결되지 않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은 정부와
영화업계가 한목소리를 내는데 우린 무슨 꼴이냐"고 재경부
김광림(金光琳) 차관을 몰아세웠다.

민주당의 심재권 의원은 "문화는 공산품과 다르다. BIT에 스크린쿼터를
끼워팔 수는 없다"고 가세했고, 자민련 정진석 의원도 "노무현
대통령이 말을 꺼내 문화부와 재경부 간 싸움만 붙였으니 대통령이
결자해지(結者解之)해야 한다"고 했다.

김 차관은 "외국자본 유치가 2000년부터 빠르게 줄어 올 1분기엔 지난해
동기의 약 12% 수준에 그쳤다. BIT를 맺어 최대 교역국인 미국자본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스크린쿼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에 오지철(吳志哲) 문화부 차관은 "미국은 중국의 거대한 영화시장을
노리기 위해 우선 자국 영화가 잘 되고 있는 한국의 스크린쿼터를
깨뜨리려 하고 있다. 40%를 웃도는 한국영화의 시장 점유율은 일시적
현상이며, 지난해 제작 영화당 평균 6억원의 손실을 본 충무로에선 벌써
투자자본이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해 의원들과 보조를 맞췄다.

의원들이 'BIT와 스크린쿼터 문제를 따로 분리해 해결방안을
찾아보라'고 하자 김 차관은 "문화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방청석에선 이태원 태흥영화사 사장,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 양기환
스크린쿼터 문화연대 사무처장 등 영화인 10여명이 지켜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