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열도가 장마철에 들어 태풍이 상륙했다고 하여 오사카에 계시는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드렸다. 해마다 이 시기가 되면 한국에서도
수해대책의 허술함을 지적하는 보도를 자주 접하게 된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다. 방송을 통해 작년 여름의 수해복구 작업이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난 17일자 사설 '작년
수해의 상처도 아물지 않았는데'에서는 복구작업을 서둘러 마치고
수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하였다.
지난 2월 대구지하철참사를 겪으면서 온 국민이 유족들과 함께 가슴
아파했고, 관계당국에서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제반시설에 대한 안전대비를 철저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온 국민이 하나되어 성금을 모았고, 중앙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주었다.
그런데 왜 해마다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수해에 대해선 이토록 미흡한
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는가. 아직까지 작년의 수해 복구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면 올해 또다시 수마에 휩쓸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 아닌가. 선진국의 문턱에 서 있는 나라에서 돈이 없다는 건 핑계밖에
되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중앙에서
도와줄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각종 보도 내용을 보면 행정기관을 나무라는 듯한
논지가 대부분이다. 물론 행정기관의 안일한 대책과 관리에도 문제가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자연재해에 대한 국민들의 무관심이 행정기관의
미흡함을 방치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한국인들이 수해를 당해 고통을 겪는 일부 서민들을 보며 '내 일이
아니니까' 하며 그냥 넘겨버리는 민족은 아닐 것이다. 이는
대구지하철참사 당시 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해결해야 할
많은 사회적 과제들이 있지만,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시기적으로 가장 급한 것은 수해대책을 철저히 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뿐 아니라 국민 개개인이 이러한 의식을 가지고 관심을
기울일 때 비로소 효율성 있는 수해대책이 세워질 수 있을 것이다.
희생자와 유족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처럼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 아닐까.
(구니이 유타카 32·대구공업대 초빙교수·대구 달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