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자국-현길언 글 ·이우범 그림.

●못자국

(현길언 글/이우범 그림/계수나무/7500원)


한국전쟁 53돌. 올해도 어김없이 기념식은 치러지지만, 전쟁을 컴퓨터
게임으로만 알고 있는 아이들에게 그 슬픔과 상처에 대해 설명해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소설가 현길언이 성장소설 형식으로 쓴 이 동화는 일제시대 말기를 다룬
1권, 4·3제주사건을 다룬 2권에 이어, 1950년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무거운 주제이지만 3권에서 역시 작가는 전쟁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하지 않는다. 대신 어른들의 전쟁을 멀찍이서, 혹은 코앞에서
지켜보면서 가치관의 혼돈을 느끼는 아이들이 어떻게 아파하면서
성장해가는지 보여준다.

'일본 천황 만세!'를 부르다가 일본의 적이었던 미군을 향해 다시
만세를 부르고, 급기야는 한민족끼리 미워하고 총부리를 겨눠야 하는
역사의 비극. 파란만장한 가족사를 통해 그 단면을 차례로 목격한 열세
살 세철이는 그래서 매사에 신경질적이고 날카롭지만, 못된 일을 하면
기둥에 쇠못을 박고 착한 일을 할 때마다 하나씩 빼라는 형의 충고를
그대로 따르기도 하는 순진한 아이다. 피란민 아이들과 치고받고 싸우며
만들어가는 우정, '편 가르기'의 어리석음을 터득해가는 과정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