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은 초구의 사나이다. 그리고 만루홈런의 사나이다. 홈런에 관해 이승엽은 더 이상 적수가 없는 국내 최고수다. 이승엽은 22일 300홈런을 넘어 301홈런까지 달성했다. 300홈런은 초구를 때린 것이었고, 301홈런은 만루홈런이었다.

이승엽은 초구에 가장 강하다. 지금까지 총 54개를 초구에 넘겼다. 301홈런 중 17.9%로 가장 많다. 그만큼 노림수에 강하고,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질지 예측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힘이 아닌 타이밍으로 홈런을 만들어내는 이승엽은 투수가 던질 공의 구질과 코스를 예측해 홈런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 받는다.

그런 가운데 이승엽은 이날 9회말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통산 8개의 그랜드 슬램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프로야구 선수 중 최다. SK의 김기태, 기아 신동주와 동률이다.

이승엽은 또 1사 후 솔로 홈런을 가장 많이 쳤다. 1사 후에 친 홈런은 전체의 38.2%이며, 솔로 홈런은 160개로 53.2%에 달했다. 또 대구구장에서 181개의 홈런을 쳐 절반 이상의 홈런을 홈구장에서 때려냈으며, 왼손 타자답게 우월(우중월 포함) 홈런이 162개나 됐다. 구질별로는 빠른 볼을 때려 담장을 넘긴 게 187개로 변화구(114개)보다 훨씬 많았다. 결국 이승엽에겐 1사 후 초구에 빠른 볼을 던지면 홈런을 얻어 맞을 확률이 높다는 게 통계적으로 나와 있다. 통산 300호 홈런도 1사 후 SK 김원형의 초구 몸쪽 높은 빠른 볼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구단별로는 기아(해태 포함)가 52개의 홈런을 이승엽에게 허용, 최다 피홈런 구단이 됐고, 최상덕은 그 중 7개를 담당(?)해 8개 구단 투수 중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