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6시쯤 '반핵·반김 한미동맹 강화 6·25국민기도회' 일부
참가자들이 가로 3m·세로1m 크기 인공기를 불태우려 하자 경찰이 이를
막기 위해 소화기로 제지했다. 이로 인해 심한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참석자들은 "과거에는 인공기를 태우는 것을 막지 않다가 요즘 들어와
인공기 소각을 막는 저의가 뭐냐"며 "경찰이 좌익화가 된 것이
아니냐"고 항의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경찰관 직무집행법상 위험 발생 방지 조항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방화(放火) 금지를 근거로 들었다.
일단 도심에서 방화와 유사한 행위를 하면 경찰은 막아야 하며, 집회 시
인공기를 '찢으면' 할 말이 없지만, '불태우면' 문제가 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경찰도 인공기의 소각에 대해 충분한 법률적 판단을
갖고 있는 것 같지 않다.
경찰청 법무과의 한 관계자는 "사실 인공기 소각을 막는 법적 근거에
대해서는 제대로 검토해보지 않았다"며 "참가자들이 '인공기'에
주목하는 반면 경찰은 '방화'에 치중해 견해 차가 생기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6·25 전쟁 납북인사 가족협의회
회원들이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가지다 돌연 인공기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진을 태우려 하자 경찰이 집회장에 들어가 이를
빼앗았다. 당시 경찰은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고 북한이 참가하고
있어 이를 막았다"고 말한 바 있다.
형법상 성조기 방화는 외국 국기(國旗)·국장(國章) 모독 죄에 해당한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외국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인공기 소각은 이
형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지난 13일 여중생 추모 집회 때 일어났던 성조기 소각 때 경찰은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주변을 집회 참가자들과 한총련 학생들이 에워싸고
있어 "심각한 충돌을 우려해 투입하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