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민들의 보드카 사랑이 식어가고 있다.

최근 대중주(酒)요, 국민주로 러시아의 상징적인 술 보드카 생산량이
줄고 있다는 파격적인 조사가 나타났다. 러시아 국가통계위원회는 러시아
국내 보드카 소비량이 줄고 있으며, 포도주와 맥주가 보드카 대체 수요를
이뤄가고 있다고 발표했다.

올 들어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보드카 생산량은 월 평균 생산량에 비해
무려 8.6%나 감소하는 이변을 보였다. 하지만 동기간 포도주는 2.7%
늘었다. 또 보드카 생산량은 작년 5월부터 올 5월까지 1년 동안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1억3000ℓ가 넘는 보드카 생산량이
준 셈이다. 이에 반해 포도주는 3100만ℓ나 증가했다.

맥주 소비량과 생산량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 5월 한 달
동안 맥주 생산량은 7억6300만ℓ였으며, 지난 1년 동안 무려 20.8%의
생산량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에서 보드카 소비량 감소는 일반적인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알콜 음료시장에서 보드카가 단독으로 지배하던 시대 대신 다양한
알콜음료가 쏟아졌고, 소비자 입맛이 고급화되면서 다양한 선택적 취향과
구매로 직결되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의 경우 기성세대와 달리 무조건
보드카를 선호하는 입장에서 벗어나 포도주와 맥주 선택을 우선화하고
있다. 맥주의 경우, 러시아 내 10여개 회사와 다국적 회사들이 진출,
광고 경쟁을 벌이며 치열한 판촉 활동을 하고 있다. 매일 TV에서는
화려하고 섹시한 맥주 광고가 판을 치고 있다. 맥주회사들의 광고를
앞세운 마케팅 전략은 보드카 회사들의 고정관념까지 뒤집었다.

보드카 제조사들은 생산만 하면 팔린다는 기존관념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위스키 등 고급 보드카 생산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으며, 광고 시장에도
뛰어들어 맥주와 포도주에 잠식된 판매량 감소 만회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모스크바=정병선특파원 bsch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