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키조에 다다오 일본 암센터 총장.

"작년부터 일본에선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 벌금을 물리고
있습니다. 현재 350엔 정도인 담뱃값도 곧 대폭 인상할 계획입니다."

개원 2주년을 맞은 국립암센터 초청으로 방한한 일본 국립암센터 가키조에 다다오
(垣添忠生·62) 총장은 "한국의 담뱃값 인상 방침에 찬성한다"며
"다소 무리가 있고 반대가 거세더라도 암을 퇴치하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 관철시키는 게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수년 전부터 일본에선 TV 드라마에 흡연 장면을 내보내지 않고 있는데
한국에선 한술 더 떠 신문에서도 흡연 사진을 싣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말을 듣고 놀랐어요. 1962년 설립된 일본 암센터가 41년에 걸쳐 얻어낸
것들을 한국 암센터는 불과 2년 만에 해낸 겁니다. 한국 정부와 암센터는
암 퇴치를 위한 매우 바른 길을 가고 있는 거죠"

지난 1월 아키히토 일왕의 전립선암 수술을 진두지휘 한 가키조 총장은
비뇨기계 암의 권위자. 그에게 담뱃값 인상 방침 등에 대한 일본
흡연자들의 반응을 묻자 "한국 애연가들이 금연운동에 맞서 '담배 피울
권리' 등을 공개적으로 주장한다는 얘길 듣고 깜짝 놀랐다"며 "일본
애연가들도 할 말이야 많겠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일본 땅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가키조 총장은 일본에선 매년 43만명 정도가 암에 걸려 그 중 절반은
치료되고, 절반은 사망한다고 소개했다. 사망하는 50%의 절반은 사실상
속수무책이지만 나머지 반은 조기 발견으로 살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일본정부는 특히 암 검진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건강일본21(Healthy Japan 21)' 계획에 따라 중앙정부, 현정부,
기초단체가 3분의 1씩 비용을 부담해 전 국민의 15~20%에게 무료 검진을
시행한다고 했다. 그는 "금연, 식생활 개선, 운동 등이 '1차 암
예방법'이라면 정기검진은 암에 걸리더라도 사망하지 않게 하는 '2차
암 예방법'"이라며 "1차 암 예방의 주체는 개인이지만 2차 암 예방의
주체는 국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국립암센터는 도쿄병원, 도쿄연구소, 동(東)도쿄병원,
동(東)도쿄연구소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국에 31개 지방암센터와 16개
협력병원의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가키조 총장은 "지난 40여년간
병원 연구소 등을 끊임없이 지어왔고, 현재도 암검진예방센터,
암정보센터, 암임상시험센터 등을 짓고 있기 때문에
'국립암센터(NCC·National Cancer Center)'를
'국립건설센터(National Construction Center)'라고 조크하는 사람이
많다"며 "한국 암센터도 일을 많이 벌려 그 같은 '닉네임'을 얻기
바란다"고 말했다.

"암이야말로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로 국가간 협력이
절실해요. 한국과 일본의 암 센터가 암 예방과 연구 등 모든 분야에서
보다 긴밀히 협력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