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일본은 13일(한국시각 14일) 하와이에서 끝난
대북정책조정그룹(TCOG) 회의에서 북한이 핵문제 해결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 표명이 없을 경우 8월 말부터 경수로 공사를 일시 중단한다는 데
사실상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3국은 TCOG 공동성명에는 명시하지 않았으나 북핵 문제가
진전이 없을 경우 늦어도 경수로 공정상 8월 말부터 공급이 돼야 하는
연료교환기와 배수펌프 등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아,
이 시기부터 경수로 공사가 진행될 수 없게 된다.
연료교환기와 배수펌프 등의 부품은 경수로 공사를 책임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 간 경수로 완공 후 사고시 북한의
책임을 규정한 '손해배상 의정서'가 체결돼야 공급될 수 있는
품목들로, 이 의정서 협상이 작년 10월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HEU)
핵개발 계획이 불거진 이후 중단됐다.
경수로기획단의 고위 관계자는 15일 "북한의 핵계획 폐기가 이뤄지지
않는 한 손해배상 의정서 협상 재개는 어려울 전망이며, 연료교환기 등이
공급되지 않으면 더 이상 공사를 진행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3국은 '경수로 공사 중단'을 공개적으로 밝힐 경우, 북한과
공사 중단에 대한 책임 소재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처럼 경수로 공정에 제동을 거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수로 원전은 지난 1994년 미·북 제네바 합의에 따라 북한이 핵개발을
동결하는 대신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지난 95년 KEDO 설립에 이어 97년
8월부터 공사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