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의 선택

(1~18)=제8회 LG배 세계기왕전이 오늘(16일) 대진 추첨에 이어
마침내 내일부터 열전에 돌입한다. 전 세계를 강타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으로 인해 한달 가까이나 연기된 끝에 성사된
감격적(?) 개막이다. 휴일이던 15일 외국 출전 선수들 대부분이
도착하면서 대회 분위기도 점차 무르익어가는 느낌. 개막 팡파르에 앞서
'마지막' 국내 예선 열전보를 차분히 감상해 보자.

29세의 노총각 기사 김영삼 六단과, 그보다 꼭 10년 아래의 하이틴
김주호(19) 三단이 이 판의 주역이다. 흑 3에 4분 가까이 장고했다.
포석이란 쉽게 생각하면 한없이 쉽고, 어렵게 생각하자면 어느
부분보다도 어려운 갈림길이다. 3의 대각선은 "선배님, 신나게 한번
싸워봅시다"하는 뜻. 백도 "어, 그거 좋지"하는 표정으로 즉각 4의
화점에 받는다. 6으로 두텁게 마늘모하자 흑도 7로 우상귀 소목을 굳혀
상변의 주도권 싸움에 대비한다.

백 8은 9를 유도해 10으로 눌러가겠다는 심산이다. 이 수로 달리 둔다면
'가'로 갈라치는 수법이 흔하다. 12로 협공하면 18까지는 익숙한
정석의 갈림. 12로 '나'에 뛰면 참고도가 예상되는데, 이 쪽이라면
변화가 많아 좀 더 전투적인 대형이 이뤄졌을 것이다. 또 한번 포석의
갈림길을 맞아 백이 택한 다음 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