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는 잊어줘."
이제 팰릭스 호세는 지고 이용훈이 왔다. 지난 10일 고향팀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이용훈(26)은 뜻밖의 선물을 받아들고 싱글벙글이다.
지난 2000년 삼성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이용훈은 SK를 거치는 동안 줄곧 배번 34번과의 인연을 이어왔다.
그런데 이적후 자신의 분신과 같은 34번과 이별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롯데 34번은 얼마전까지만해도 언터처블. 최근 몇년간 34번은 곧 호세를 의미했다. 지난 99년, 2001년 호세는 이 번호를 달고 팀의 상징적인 존재로 군림했다.
호세에 대한 짝사랑이 34번을 신성불가침으로 만들어놓았다.
호세가 롯데를 외면했던 지난 2000년에도 34번은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중계약 논란속에 한국행이 불발된 지난해에도 선수단 배번 리스트 34번은 비어있었다.
올시즌 개막전 직전까지 호세 복권에 매달렸으나 실패. 그러나 롯데 프런트는 언제 올지 모르는 '검은 갈매기' 호세를 위해 34번은 손대지 않았다.
펄펄나는 용병 타자들이 상황을 바꿔놓았다. 페레즈와 이시온이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자 호세에 대한 미련도 봄눈 녹듯 사라졌다.
하지만 '야구 9단' 롯데 팬들은 34번 이용훈을 볼때마다 호세를 떠올릴 것 같다.
(스포츠조선 민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