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고교 평준화냐 비평준화냐 여부를 시·도교육감이 최종
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교육인적자원부의 발표에 대해,
시·도교육감들은 "민감한 사안인 만큼 충분한 여론수렴을 거쳐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현재 평준화를 시행하고 있는 6대 광역시 교육감들은 현행대로 평준화를
유지하면서 평준화의 약점을 보완하겠다고 밝혀, 대도시 지역의 평준화
해제는 당분간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도(道)지역의 일부
시·도교육감은 관내 일부 비평준화 지역을 이르면 오는 2005년부터
평준화로 전환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 대도시 평준화 해제 없다 =대표적인 평준화 지역인 서울 등 6개
광역시는 당분간 현행 평준화 체제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 같다.
유인종(劉仁鍾) 서울시교육감은 "지방은 모르겠지만 서울은 자립형
사립고 두 곳을 세운다고 해도 전국을 입시학원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며 평준화 해제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최만규(崔萬奎)울산시교육감도 "학부모들의 열망으로 평준화를 시행한
지 3년으로 이제 정착단계에 들어간 시점에서 다시 비평준화로 돌아가는
문제를 검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설동근(薛東根)
부산시교육감은 "평준화를 유지하되, 우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자율학교·자립형사립고·특목고 지정 확대를 검토 중"이라며 "도시
지역 사립고교도 재정자립도를 고려해 자율학교로 지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나근형(羅根炯) 인천시교육감, 김원본(金原本)
광주시교육감, 김태혁(金泰赫) 제주교육감도 평준화 유지 방침을
재확인했다.

◆ 평준화 확산될 듯 =대도시와 달리 비평준화 지역이 많은 도(道)
지역은 오는 2005년부터 평준화로 전환되는 중소도시가 늘어날 전망이다.
윤옥기(尹玉基) 경기도교육감은 "지금부터 논의가 시작된다 해도 실제
제도 변경은 2005학년도부터나 가능할 것"이라며 일부 지역의 평준화
전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경기도는 현재 안산·의정부를 중심으로
평준화 요구가 일고 있다. 김장환(金裝煥) 전남도교육감은 이날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전남도교육청은 관내 여수·순천·목포 지역을
평준화 지역으로 선정하고 오는 2005학년부터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교육청이 지난 1월 여론조사 결과 목포 71.3%, 여수 68.1%, 순천 77.3%가
평준화 찬성으로 나왔다. 한장수(韓將洙) 강원도교육감은 "오는 8월 초
춘천·원주·강릉을 순회하며 공청회를 통해 평준화 실시 여부에 대한
지역여론을 수렴하겠다"고 밝혀, 이르면 연말쯤 평준화로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 지역이 비평준화로 현재
포항·안동에서 평준화 전환 요구가 나오고 있는 경북도 도승회(都升會)
교육감은 "평준화 여부는 다수결에 의해서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국가의 장래를 위해 교육의 수월성(秀越性) 확보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전망 =그동안 교육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고교평준화 해제론자측에선
"고교 평준화는 곧 하향평준화로 학력저하 등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이유로 '평준화 해제'를 주장해 왔다. 반면, 고교 평준화
찬성론자들은 교육 평등과 위화감 조성, 입시과열을 이유로 평준화
확산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시도교육감 자율 결정을 계기로 평준화냐 비평준화냐를
놓고 중소도시마다 논쟁이 불 붙을 전망이다. 인근 지역으로 우수학생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게 각 지역의 현안이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전교조 등 평준화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평준화 전환에 반대하는 비평준화 지역의 동문회와 일부 학부모들의
목소리도 만만찮아 지역마다 '평준화 논쟁'으로 시끄러워질 가능성이
높다.

(전국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