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를 뿌려야 수확을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사라져가는 금강 다슬기를 반드시 되살리겠습니다.”
충북 영동군 용산면 초강천에서 10년째 민물 어패류를 잡고 있는 어부 최일복(崔一福·42)씨는 다슬기(일명 올갱이) 잡이가 한창인 요즘 오히려 다슬기 새끼를 강에 뿌리고 있다.
최씨는 얼마전 강원도 일대를 돌아다니며 2~5㎜ 크기의 다슬기 종패(種貝) 1t을 구입, 금강 상류인 용산면 백자전리·산저리·송담사 앞 하천 등 3㎞ 구간에 뿌렸다. 종패 구입비 300만원은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마련했다.
최씨가 사비를 들여 종패를 방류한 것은 작년 9월 초 영동지역을 휩쓴 태풍 ‘루사’와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종패가 하류로 쓸려가면서 이 일대 다슬기가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하천 둑이 무너지고 상류에서 떠내려온 모래와 자갈이 강바닥을 뒤덮어 다슬기 서식환경을 파괴한 것이다.
이에따라 예년의 경우 다슬기 수확철인 이맘때면 초강천 곳곳에 인파가 몰려 다슬기 줍기에 한창이었으나 올해는 이같은 진풍경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다슬기 수확으로 연간 1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최씨에게 자신의 어업 구역인 금강 상류의 환경파괴는 심각한 사태였다.
“나 자신의 소득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금강의 청정 수질을 상징하는 다슬기가 사라지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앞으로 3~4년만 집중적으로 뿌리면 반드시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최씨가 뿌린 다슬기 종패는 3개월 가량 지나면 수확이 가능한 어미로 성장한다. 물론 직업적으로 대량 수확을 하는 사람들은 단속하지만 소일거리로 다슬기를 잡을 경우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 최씨는 어패류 자원보호를 위해 지난 5년전부터 매년 300㎏ 가량의 다슬기 종패를 금강에 뿌리는 등 단순히 ‘잡는 어업’에 머무르지않고 ‘기르는 어업’을 시도해 다른 어부들보다 높은 소득을 올려왔다.
다슬기는 '올갱이 국밥'의 원재료로 충청도와 전라도 일대에서 즐겨 먹는 향토음식으로 자리잡았으나 양식이 어렵고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기 때문에 물건이 없어 못 팔 정도다.
"다슬기가 사라지면 수중 생태계도 무너져 결국 죽은 하천이 되지요. 거둔 만큼 돌려줘야 자연도 다시 인간에게 푸짐한 혜택을 베풀게 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