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일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가 구성되고 활동에 들어 간지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 동안 위원회에 접수된 구제요청이 너무 없어서 위원들이 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상근 변호사인 김 태수 변호사에게 조선일보 기사를 사전에 너무 잘 검토해서 독자권익보호위원회에 구제 요청이 들어 올만한 사안을 아예 없애 버리는 것 아니냐는 항의 아닌 항의를 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들어서야 이 상업 경찰대학장께서 요청하신 사안을 하나 접하고는 위원들이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릅니다. 모두들 열띤 토론을 한 끝에 조선일보 기사의 잘못된 부분을 엄중히 지적하고, 조선일보가 잘못 보도된 부분을 정정하는 기사를 게재하도록 조치를 하였습니다.

조선일보의 잘못된 보도로 인해 물질적 또는 정신적 피해를 입으신 분이 없다면, 그래서 독자권익보호위원회에 구제를 요청할 사안이 전혀 없다면, 사실 이것은 대단히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만약 그런 사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권익보호위원회에 구제요청을 해 봐야 제대로 구제가 되겠느냐’ 하는 생각에서 구제 요청을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면, 이는 피해를 입으신 분 본인이나, 조선일보의 독자 그리고 조선일보사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신속하고 정확한 보도를 하는 것이 신문의 중요한 사명 중의 하나인 것과 마찬가지로, 독자를 비롯하여 보도의 대상이 되는 모든 관련된 분들의 명예와 인격, 그리고 권리가 보호되고 보장되는 내용의 보도를 하는 것 또한 신문의 중요한 사명입니다. 조선일보는 위 두 가지의 사명 모두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보도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를 읽는 모든 독자들의 소망 또한 조선일보가 이러한 사명들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신문이 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조선일보가 잘못된 사실을 보도한다거나 또는 그 보도를 통해 부당하게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이는 그와 같이 권익을 침해 당한 분의 손해일 뿐 아니라 정확하지 않은 사실을 전달 받게 되는 독자들의 손해이고 또한 중요한 사명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조선일보의 손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잘못은 신속히 시정되어야 하고, 또 다시 그러한 잘못이 생기지 않도록 경계 되어야 합니다.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는 이러한 이유에서 발족된 기구입니다. 독자권익보호위원회는 조선일보사에 의해 조선일보사 내에 설치된 기구이지만, 그 위원들은 모두 조선일보 소속이 아닌 외부 인사들로만 구성되어 있고 그 운영도 조선일보로부터 독립되어 있습니다. 위원들은 그 설립 초기부터 조선일보의 잘못된 기사는 엄중히 정정하고 피해자의 입장을 충실히 반영하여 신속하고도 원만한 타협점이 나오도록 하겠다는 소신을 갖고 있습니다. 독자권익보호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준 변호사는 조선일보 기자들이 ‘왜 이런 기구를 만들어 괴롭히느냐’ 하고 불만을 터뜨릴 정도로 언론중재위원회나 사법부보다도 더 혹독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조선일보에게 으름장을 놓기도 하였습니다. 지난번 피해 구제 신청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는, 이흥식 위원이 정신과 전문의답게 ‘피해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꼼꼼히 따져서 그 원하는 단어가 들어가는 정정보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통에 위원들이 수 차에 걸쳐 정정보도 문구를 수정하고 손질하기도 하였습니다.

독자권익보호위원회는 독자 여러분을 위해 존재합니다. 사회 저명인사가 아니더라도, 남들에게 널리 알려진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독자권익보호위원회는 평범한 시민 한 분, 한 분을 위해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더 많은 활용을 해 주십시오. 그것이 또한 조선일보의 발전을 도와 주시는 길이기도 합니다.

(박상일/ 변호사ㆍ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