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는 내 오랜 짝사랑이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테오 엡스타인 단장(29)이 지난 1년반동안 김병현을 모시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는 사실을 언론을 통해 고백했다.
엡스타인 단장은 9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지역 유력 일간지인 '보스턴 헤럴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병현이 지난 2001년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그 유명한 홈런 3방을 맞았던 순간부터 나는 그를 내 선수로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하필 김병현이 메이저리그 데뷔후 최악의 시련을 겪고 있을 때 그런 생각을 품게 됐을까. 이에 대해 그는 명쾌하게 답변하고 있다. "대개의 경우 특정 선수가 그렇게 처참하게 무너지고 나면 팀에서는 은연중 그를 내돌리게 된다. 김병현은 홈런 3방을 맞기 전까지 내가 본 최고의 마무리투수였고, 그때는 애리조나가 김병현을 내놓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그러나 엡스타인 단장의 기대와는 달리 애리조나는 지난해 김병현을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재기시켰고, 지난 겨울에는 셰이 힐렌브랜드와의 빅딜을 거절한 뒤 선발 전환까지 허락했지만 팀공격력 약화로 도저히 버틸 수 없게 되자 마침내 이번에 트레이드에 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병현이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홈런 3방을 맞았던 지난 2001년 당시 엡스타인 단장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부단장으로 재직중이었다. 김병현은 2001년 한시즌동안 샌디에이고전에 10게임 등판해 1승2패와 방어율 6.75로 부진했지만 엡스타인 단장은 "통계와는 상관없이 우리팀(샌디에이고) 타자들 중 아무도 그의 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엡스타인 단장은 지난 겨울 메이저리그 최연소 단장으로 보스턴에 부임하면서 김병현 트레이드를 본격 추진하기 시작해 마침내 뜻을 이루게 된 셈이다. 김병현이 보스턴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힘차게 시작할 수 있게 된 뒤에는 젊은 단장의 '혜안'이 있었다.
(시카고=스포츠조선 박진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