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 열린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2차회의는 그동안 추진 여부로 관심을 모아온 미 2사단의 한강 이남 재배치 문제와 용산기지 조기 이전 문제의 큰 틀이 처음으로 잡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난달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2사단 재배치를 한반도 및 동북아 정치·경제·안보 상황을 신중히 고려해 추진키로 합의했으나 재배치 여부와 추진 시기에 대해선 논란이 있어왔다. 차영구(車榮九) 국방부 정책실장은 “이번 회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안보 부분과 관련, 주한미군 기지체계 재조정 방향과 개념에 대해 처음으로 합의된 것으로, 언제 어떻게 실천하느냐는 한·미 간에 추가적인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 2사단 재배치를 2단계로 나눠 수년 동안 추진키로 합의함으로써 그동안 서둘러 추진하려 했던 미측 입장과, 신중 추진을 희망하던 우리측 입장이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측은 특히 2사단의 한강 이남 재배치에 대해 “미군의 자동개입 역할(인계철선 역할)을 포기하려는 것 아니냐” “북핵 문제에 강경 대응하기 위해 미군 감축 또는 철수를 하려는 사전포석 아니냐”는 의구심과 불안이 한국 내에서 강력히 제기돼온 것을 감안, 재배치 시기도 사실상 핵문제 해결 뒤로 늦추고 야외 기동훈련을 위해 일부 부대를 한강 이북 훈련장에 교대로 상시 배치, 사실상 미군이 계속 주둔하는 모양새를 갖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는 주한미군의 인계철선 역할을 사실상 유지한다는 의미로도 풀이되고 있다.
2사단 재배치 중 1단계는 한·미가 2011년까지 전국의 미군기지 및 훈련장을 통폐합하기로 지난해 합의한 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일부 기지를 추가, 15~20개 기지를 통폐합하는 형태다. 동두천의 캠프 케이시(2사단 1여단 본부)와 의정부의 캠프 레드클라우드(2사단 사령부)를 중심으로 경기 북부지역에 산재한 2사단 기지들을 통폐합하게 되는데, 주로 캠프 케이시로 통폐합될 것으로 전해졌다. LPP는 당초 2011년까지의 계획이었지만 한·미 양국은 3~4년 정도 앞당겨 가능한 한 서둘러 추진키로 합의, 4~5년 뒤인 2007~2008년쯤까지 1단계가 완료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용산기지 이전의 경우 옮기기 쉬운 시설부터 3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1단계로 캠프 킴 등 서울 시내의 작은 기지와 용산기지 안의 간단한 시설부터 먼저 옮겨가고, 2단계로 주한미군사령부를 중심으로 한 핵심 부대가 부지 및 건물이 마련된 뒤 이전한다. 3단계는 유엔사와 한미연합사 등 이전에 포함되지 않은 잔류부대가 한국의 행정수도 이전계획에 맞춰 각각 이전한다는 것이지만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이 중 1단계 이전이 올해 말 착수되며, 용산기지 이전비용은 한국측이 부담하게 된다.
미 2사단과 용산기지 등은 오산·평택, 대구·부산 등 2개 중심기지(허브)를 중심으로 이전하게 된다. 특히 오산·평택은 각종 미군 사령부와 시설이 집중돼, 장차 주한미군의 두뇌이자 심장부 역할을 하는 핵심기지가 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미측 요청으로 이를 위해 오산·평택 지역에 500만평에 달하는 땅의 매입을 추진할 예정이어서 지역 주민과의 갈등도 예상된다.
주한미군 기지 재편 구도와 관련, 그동안 알려진 2개 중심기지 외에 3개 기지 개념이 추가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3개 기지는 공군기지가 있는 군산, 한강 이북지역에서 미군부대가 교대로 훈련할 연합훈련센터, 연합사 등 용산의 잔류기지 등이 해당된다. 이 중 연합훈련센터는 미국의 최신 신속기동여단(스트라이커 전투부대) 한반도 순환배치와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아울러 한·미 양국군의 능력 향상에 따라 유사시 북한 전방지역에 배치된 장거리포 부대 등에 대한 공격작전 등 미군이 맡아왔던 일부 임무를 한국군이 단계적으로 맡고, 전시(戰時) 작전통제권 등 연합지휘관계의 중·장기 변화에 관한 연구를 지속키로 합의했다.
국방부는 이번 회의에서 주한미군 감축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주한미군 및 한국군 전력증강과 2사단 재배치 추진, 미국의 군사전략 변화에 따라 주한미군 감축 문제가 가까운 시일 내 제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